
삼성이 창립 85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삼성 오너가의 '사업보국(事業報國)' 실천이 주목받고 있다. 사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뜻의 '사업보국'은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경영이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삼성 오너일가는 선대 회장의 뜻에 따라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에 이어 국내 경제·관광·체육·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도 조용하고 강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22일 창립 85주년을 맞는다. 이재용 회장의 회장 취임 후 첫 창립기념일이지만, 삼성 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어려운 경영 환경 등을 고려해 별도의 메시지나 행사 없이 차분히 보낸다는 계획이다.
요란한 창립 기념 행사 대신 삼성 오너일가가 선택한 행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됐던 국내 산업·문화계 부흥이다. 이는 창업주의 '사업보국' 경영이념과 맥을 같이한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0년 열린 이병철 창업주의 추도식에 참석해 “기업은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어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늘 가르치셨던 회장님(이건희 회장)의 뜻과 선대 회장님(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 발전시키자”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지역 균형발전 및 지속가능한 상생 모델을 구현한다는 목적으로 향후 10년간 60조1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들은 충청·경상·호남 등 지역에 위치한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반도체 패키지 ▲최첨단 디스플레이▲차세대 배터리▲스마트폰▲전기부품 ▲소재 등 지역별로 특화 사업을 지정해 투자를 집행한다는 구상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은 정부가 추진하는 첨단산업단지 조성에도 참여, 용인 클러스터 구축에 향후 20년간 총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대되는 직·간접 생산 유발 효과만 700조원에 달한다.

장남인 이재용 회장이 국내 지역발전과 산업계에 통 큰 투자를 단행했다면,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사장은 국내·외 관광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난달 한국 방문의 해 위원회의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엔데믹을 맞아 관광산업의 리오프닝 기대감이 높은 만큼 한국 관광산업의 부흥을 이끌 활약이 기대된다.
차녀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운영위원장을 맡은 리움미술관에 세계적인 아티스트 전시를 유치해 대국민 문화생활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앞서 삼성은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이건희 컬렉션'을 국가에 기증하며 한국 미술계 및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확대시키기도 했다.
아울러 이서현 이사장은 남편인 김재열 국제빙상연맹(ISU) 회장과 함께 경기장 현장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유라 사건 이후 제동이 걸렸던 삼성의 스포츠계 지원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진희 기자 purpl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