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희의 어텐션] 장영수 아이오로라 대표 "팬덤 시장으로 콘텐츠 전문 투자 금융회사까지"

해외 팬들 타깃의 미기명 결제수단 '나마네 카드'
아티스트 앨범으로 노래와 결제를 한번에
KB국민카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퓨처나인' 선정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제공하는 핀테크 회사 아이오로라의 장영수 대표.   김용학 기자

결제하는 순간의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나마네카드(NAMANE)’를 만들었어요. 실제로 해외 팬들이 결제할 때 굉장히 즐거워해요. 팬들이 공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이 카드를 사요. 나마네카드에는 내 사진을 넣을 수도,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사진을 넣고 합성할 수도 있어요. 결제할 때 즐거움이 배가 되는 거죠.”

 

 BTS , 블랙핑크 등 K팝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50억 달러(약 6조6000억원)로 추산되는 K팝 시장은 그 규모와 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글로벌 콘텐츠 팬덤 시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해외 팬들이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결제서비스는 블루오션이다.

 

 15일 용산에서 만난 장영수(44) 아이오로라 대표는 전 세계 한류 팬들에게 원화 전자지갑을 제공하고, 한류 콘텐츠를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아이오로라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제공하는 핀테크 회사로 주요 고객은 해외 팬덤이다. 해외에서 오는 팬들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첫 번째 서비스로 만든 나마네카드는 교통카드 기능은 물론 카드 전면을 마음대로 디자인하고 덕질(좋아하는 분야를 파고드는 것) 할 수 있는 페이먼트다. 카드의 핵심은 개인정보를 받지 않는 ‘미기명 인증수단’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결제를 하기 위해 기명 인증 수단이 붙으면 사용이 어렵게 된다. 이를 해결하고자 장 대표는 2020년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선불 전자지급수단으로 발행할 수 있는 전자금융업을 획득했고 국가와 연령 제한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야구를 좋아했던 장 대표는 키오스크 회사에서 일하다가 2011년쯤 주문만 하는 단순 키오스크가 아닌 문화와 접목하면 더 특별해질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리고 증강현실로 스타가 나오게 만들자고 생각해 ‘포토카드 키오스크’를 만들었다. 이 포토카드에 칩을 심어 선불결제가 가능하게 한 것이다.

 

 “외국인 MZ세대 팬들의 첫 해외 결제는 앨범을 사거나 굿즈를 사기 위해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영어권은 페이팔(Paypal), 중화권은 알리페이(AliPay)라는 해외 결제 수단을 다운받아서 결제해요. 이 말은 즉, 한국 콘텐츠를 사려고 하는데 한국의 결제 수단이 없다는 거죠.”

 

 장 대표는 페이팔이나 알리페이로 결제하면 국내 신용카드로 결제한 것 보다 2~3배 가량 수수료가 높다고 설명했다. 엔터테인먼트사들은 없어서 못 파는 물건인데 이들에게 수수료를 많이 주고 있다며, 수수료를 줄이면서 한류 팬들의 결제 수단을 가지고 오기 위해 서비스를 구축했다. 

장영수 아이오로라 대표가 나마네카드 키오스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용학 기자

 아이오로라 사업은 크게 세 가지다. ‘나마네카드’와 나마네카드가 포함된 ‘플랫폼앨범(선불카드형 음반)’, D2C(Direct to Consumer)를 구축하는 회사에게 ‘선불결제시스템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고객사만의 페이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실물 CD가 없는 플랫폼앨범은 포토카드나 굿즈 등이 들어있고 전용 앱에서 작동이 가능한 온라인 앨범을 말한다. “플랫폼앨범을 사면 작은 케이스에 포토카드와 멤버십카드(나마네카드)가 들어가는데, 멤버십카드를 휴대폰에 갖다 대면 자동으로 노래까지 나와요. 앨범 겸 결제 수단이 담겨있는 페이먼트 서비스로, 팬들이 앨범을 사면 결제까지 가능하게 하는 거죠. 결제를 쉽게 만들면 수익은 극대화될 거라고 봐요. 현재 여러 기획사들과 상품을 만들고 있고 2분기 안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이예요.”

 

 아이오로라는 와이지플러스(YG PLUS), 케이타운포유(KTOWN4U), 마이 뮤직 테이스트(MY MUSIC TASTE) 등과 플랫폼앨범을 위한 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엔터 시장도 D2C로 바뀌고 있다.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고 온라인몰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아티스트나 크리에이터들이 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중간에 유통사나 큰 PG(지급결제대행사)사가 붙지않는 추세다.

 

 아이오로라는 KB국민카드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퓨처나인(FUTURE9) 6기에 선정됐다. 퓨처나인은 9가지 영역의 혁신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발굴해 협업연계·전략투자·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 협업으로 나마네카드는 KB국민카드 가맹점에서는 어디든 사용할 수 있다.

 

 장 대표는 올해가 특히 바쁘고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다수의 엔터사들로부터 80억원의 투자를 받은 상태로, 올해 300만명의 이용자를 유치하고 5000억원 이상의 결제금액을 발생하는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회사는 지난해 거래금액 400억원, 매출은 약 30억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투자가 성공적으로 유치되면 주식시장 상장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종합금융사업자로 나아간다는 방향성도 제시했다. 

 

 “작은 기획사가 앨범하나를 만들려면 돈이 많이 필요한데 제도권 금융에서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못 해줘요. 그 다음으로 대형 기획사를 찾아가 빌리는데 그러면 대부분의 IP(지적재산권) 등 사업권이 대형 기획사로 넘어가서  그들 규모만 더 커지게 돼요. 그래서 저희가 이걸 해결하고자 콘텐츠를 전문으로 투자하는 금융회사를 만들어 보자는 게 마지막 목표예요.”

 

 2013년 창업한 아이오로라는 8년 전, 현재 하이브 사옥이 있는 용산에 터를 잡았다.  5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30명의 직원과 사업을 꾸려 나가고 있다. 개발자만 12명으로 키오스크 전산 개발에 힘을 가장 많이 싣고 있다. 

 

 아이오로라는 상호작용인 ‘인터렉션(Interaction)’과 빛을 내는 현상을 뜻하는 ‘오로라’의 합성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으로 소통하는 기업이 되어 보자는 의미예요. 실제로 키오스크가 뒷단에서 빛(열)을 내고 빛에 맞춰 터치하는 기능을 해요. 터치가 결국엔 소통이고요. 저희가 그 소통의 역할을 잘 해나가야죠.”

나마네카드를 이용한 외국인들이 틱톡(영상공유 플랫폼)을 통해 후기를 유하고 있다. 아이오로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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