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사법리스크에 화재까지… ‘비상경영’ 현실화

13일 오전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중앙119구조본부 울산119화학구조센터 대형소방펌프차가 방수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리더십 부재에 공장 화재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에 처했다.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회장이 지난 9일 배임과 횡령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가운데, 지난 12일 밤에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화재마저 발생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전공장 화재는 13일 오전 11시 31분 경 초기 진압이 완료됐고 경상자 11명도 다행히 큰 피해없이 귀가 조치된 가운데, 한국타이어는 대전공장 화재 진압이 완료되면 정확한 피해규모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13일 대전시와 대전시소방본부, 한국타이어 등에 따르면 대전소방본부 등은 지난 12일 오후 10시 9분경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와 관련해 13일 새벽 오전 2시 10분쯤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진행했으며,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 경 해당 화재를 초기 진압했다.

 

 해당 화재로 인해 KTX와 SRT 등 고속열차 운행에 차질이 생겼고, 대전공장 반경 1㎞ 내 신탄진초등학교와 신탄진중학교, 신탄진중앙중학교, 이문고등학교 4개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의 안전을 이유로 13일 오전 긴급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등 공장 인근 지역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와 함께 10명의 현장 근로자와 1명의 소방대원 등 총 11명이 연기흡입으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행히 경상으로 확인됐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11명의 경상자 모두 건강에 큰 이상이 없어 귀가 조치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불이 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하루에 4만∼4만5000개 가량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아시아 최대규모 타이어 공장이다. 때문에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와 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대전공장 전체에 불이 난 것은 아니다”며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이후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화재로 인해 불편을 겪은 인근 주민들과 진화에 힘쓴 관계자에게 감사와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공장화재로 인해 잠시 운행을 멈췄던 고속열차는 13일 오전부터 정상 운행됐다. 코레일은 전날 오후 11시 20분부터 경부선 상행선은 대전에서, 하행선은 오송역에서 우회시켰던 열차 운행을 이날 오전 6시 31분부터 정상화 시켰다. 

 

 공장 인근 학교 중 신탄진중과 신탄진중앙중은 13일을 재량휴업일로 정했다. 이문고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원격수업을 진행했으며, 신탄진 초는 추후 구체적 방침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는 조 회장이 검찰에 구속된 상태에서 이번 화재가 발생해 혼란을 겪는 분위기다. 조 회장은 지난 8일 오후 서울중장지법에 출석해 9시간 넘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다음 날인 9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조 회장은 회사 자금 200억원을 지인에게 빌려주거나 고가의 외제차 구입, 개인 집수리 등에 사용하는 등 공금횡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한국타이어가 2014년부터 2017년에 계열사 MKT(한국프리시전웍스)의 타이어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계열사 부당지원가담 혐의 역시 받고 있다.

 

 재계 등은 조 회장 구속에 이어 이번 대전공장 화재로 한국타이어가 이수일 대표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측은 조 회장 구속과 관련해 “기업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룹의 리더십 공백과 대규모 투자 지연, M&A 등 신성장 동력 개발 위축이 우려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비상경영체제 돌입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결정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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