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치과계와 동반 성장’, ‘치과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 제공’, ‘디지털 덴티스트리’.
현재 오스템임플란트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1997년 서울대 치대 출신 최규옥 회장이 치과용 임플란트 전문 기업으로 시작한 이후, ‘토털 치과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임플란트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큰형님’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빅5 기업에 속한다. 스위스, 미국의 정통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글로벌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 26개국 해외 법인을 운영하며 세계 7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2019년에는 임플란트를 고정하는 장치인 ‘픽스처’의 판매량이 세계 1위를 기록, 품질력을 인정받았다. 회사는 내년까지 매출액 1조4000억원, 임직원 7000명의 세계 1위 치과 토털 솔루션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이 생산하는 회사’가 아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회사’라는 타이틀을 이어가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도 ‘메이드 인 USA’ 등 선진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수요가 큰 상황에서 국산 제품이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품질’이 뒷받침해준 덕분이다.
연구소장 출신의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를 필두로 제품 업그레이드 및 품질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좋은 임플란트의 조건은 까다롭다. 시술자의 사용 편리성이 높아야 하고, 정밀하게 식립돼 환자의 뼈와 빠르게 융합되고, 오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는 이같은 요소를 더 강화하기 위해 매년 11%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중이다. 가성비를 유지하며 품질을 더 높일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제품 신뢰도를 위해 전체 생산 인원 중 20%를 품질 보증 인원으로 두고 있는데, 이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10년 이상으로 ‘베테랑’이다. 이런 덕분에 제품 불량률은 100만개 생산분 중 100개도 채 되지 않는 수준에 그친다.
특히 환자의 치조골(잇몸뼈)에 빠르게 유착되도록 하는 표면기술은 ‘월드 클래스’ 수준이라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자사 임플란트 디자인은 약한 골질에도 초기 고정력을 높이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15개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치과 진료에 필요한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서울 마곡의 신사옥과 중앙연구소는 연면적 7만1003㎡(약 2만1516평)에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의 2개 동 규모를 갖추고 있다. 전세계 치과 업체 중에서도 보기 드문 대규모 전문연구 기반을 구축한 셈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성장과 함께 한국은 ‘임플란트 강국’으로 떠오르며 의사를 가르치는 국가로 성장했다. 임플란트 시술이 보편적이지 않았던 시기에 임상연수 센터를 설립하고, 치과의사 임상교육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자사 교육 방송 플랫폼 ‘덴올’을 통해 교육을 꾸준히 이어갔다.

특히 올해는 수요가 커지고 있는 투명교정 시장까지 진출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 상반기 복합 소재인 매직호일(MagicFoil)을 사용해 교정력은 유지하면서도 환자의 초기 통증은 줄인 ‘매직얼라인(MagicAlign)’을 출시했다.
투명교정은 말 그대로 교정기를 착용했다 뺄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다. 투명교정 시 첫 번째부터 30번째까지 모든 교정장치를 제작하는 경쟁사와 달리 매직얼라인은 첫 번째부터 6번째까지, 7번째부터 12번째까지 나눠 제작한다. 이곳 관계자는 “환자들의 치아 이동이 예상보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스템 측은 중국을 필두로 해외로 매직얼라인 공급을 확대해 글로벌 투명교정 시장에서 위치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또, 국내의 경우 투명 교정 시장규모는 150억원 수준으로 아직 ‘블루오션’이다. 막 성장하는 시장에서 선점효과를 일으킨다는 포부다.

오스템의 최종 목표는 ‘치과 토털 솔루션 기업’. 이를 위해 임플란트는 물론 치과 재료, 영상장비, 의약품, 인테리어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치과를 채우는 모든 분야를 다룬다는 의미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기준 치과에 필요한 물품의 약 65~70%를 공급하고 있다.
의외의 효자 상품이 치과용 의자인 ‘유니트체어’다. 후발주자였음에도 국내는 물론 중국 시장에서도 치과 체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개원하려는 치과 의사가 오스템임플란트 사원을 만나면 개원 준비의 70%는 마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현재 오스템임플란트의 인테리어를 구축한 치과는 700호점을 돌파했다.
이와 함께 오스템임플란트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디지털 덴티스트리’다. 환자 데이터를 수집해 빅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하고 진단, 처방하며 치료에 사용할 새로운 툴과 디바이스를 만들어낸다는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디지털 덴티스트리 분야는 세계적으로 봐도 아직까지 절대 우위에 있는 회사가 없는 만큼 지속적으로 R&D 역량 강화에 힘써 온 오스템임플란트가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오스템임플란트는 데이터 입력을 위한 구강스캐너와 덴탈 CT, 처리장치에 해당하는 덴탈CAD, 출력장치인 3D프린터와 밀링머신까지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구현하는 모든 영역의 툴과 장비 대부분을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했다. 특히 이들 장치를 효율적으로 연계하고 구동할 소프트웨어 구축에도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회사 관계자는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핵심으로 주목받는 덴탈CAD에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수 년 간 집중적인 투자를 해왔다”며 “연내 임플란트 컴퓨터 모의 시술이 가능한 CAD 소프트웨어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랄 스캐너, 밀링머신, 3D 프린터 등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연이어 선보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hap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