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경우·안재성·김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언택트(Untact)가 대세가 되고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인간의 숨결, ‘휴먼 터치(Human Touch)’를 그리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주요 기업들도 코로나 블루를 날려버릴 휴먼터치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진심’이 담겨 있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신년을 맞아 코로나 시대에 ‘휴먼터치’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기업들과 그 효과를 진단해봤다.

◆ 언택트(Untact) 시대에 더 빛을 발하는 ‘공감 마케팅’
휴먼 터치는 언택트 신조어를 만든 서울대 김난도 교수팀이 ‘트렌드코리아2021’을 통해 소개한 개념이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은 휴먼 터치를 바탕으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내세우며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받기위해 진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감정 인식 기술이 적용된 키즈 모빌리티 ‘리틀빅 이모션’을 개발해 어린이 환자 치료에 시험 운용하는 등 휴먼 터치 기술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감정 인식 키즈 모빌리티가 실제 치료 과정에 활용되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했다. 리틀빅 이모션은 미래 자율주행시대에 필수적인 자동차와 탑승자의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감정 인식 차량 컨트롤 기술(EAVC)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음성 인식 플랫폼 ‘빅스비’는 단순 음성 인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기능으로 휴먼터치를 현실화한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해 주변 환경 정보를 확인하는 ‘빅스비 비전(Bixby Vision)’, 유명 연예인의 목소리로 안내해주는 ‘빅스비 셀럽 보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빅스비 비전은 접근성 기능을 강화해 바로 읽어주기, 장면 해설, 색상 감지 기능을 제공한다. 예컨대 시각 장애를 가진 사용자들에게 라벨, 표지판 등을 읽어주어 사물·물체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식이다.

◆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파이낸셜 스토리’
대기업 총수가 직접 나서 ‘휴먼 터치’를 강조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제주 디아넥스에서 열린 ‘2020 CEO세미나’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이제는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경영의 새로운 원칙으로 ESG를 축으로 하는 스토리 경영을 설정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상의 공감과 감수성을 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수적 이미지가 강했던 금융업계에도 ‘휴먼 터치’ 바람이 불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1월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서른의 맞춤법’ 영상은 한 달여 만에 조회수 160만을 돌파하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내 집 마련, 생활비, 이직 등 30대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고민을 담담하게 녹여내면서 감성적인 음악을 곁들인 부분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NH농협은행은 유튜브에 세대를 이어 함께 하는 모습을 묘사했다. 엄마가 딸의 모든 첫 날을 기념하며 입금한 농협 통장을 독립하는 딸에게 건네고, 딸은 엄마의 첫 모바일뱅킹으로 올원뱅크를 알려주는 장면을 담은 ‘엄마와 딸’은 조회수 400만을 넘겼다.

코로나19 영향에 유튜브 및 영상 프로그램으로 고객들과 소통하는 증권사들은 고객에게 친근한 연예인을 모델로 활용해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키움증권은 가수 임영웅을 모델로 기용하고 유튜브를 통해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삼성증권도 가수 겸 배우 손담비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를 선보였다.
건설업계도 유튜브를 이용한 휴먼 터치 마케팅을 도입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가족들의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담은 웹드라마 ‘숨은 행복 찾기’를 포스코건설 유튜브 채널에 공개, 소소한 일상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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