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사상 최초로 0%대 금리 시대가 열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75%로 0.5%p 인하했다.
이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p 낮춘 데 따른 조치다.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인하되자 정부 규제로 정체기에 접어든 서울·수도권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의 최고 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는 매달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보통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부동산 가격은 오르기 마련이다. 낮은 대출이자로 인해 아파트나 오피스텔 거래에 소요되는 비용이 줄어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수요 심리가 자극을 받으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원리다.
또 금리가 인하되면 예·적금 등 은행이자만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유동자산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게 된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선 정부 규제를 피한 경기 서·남부권의 부동산 가격 인상이 금리 인하로 단기간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정부는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12·16대책, 2·10대책 등 부동산 규제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은 섣불리 금리를 인하했다가 부동산 가격이 요동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 막판까지 인하 여부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와 분양가 상한제 등의 영향으로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와 부동산 가격이 반비례 관계이지만 이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강력한 대출 규제가 시행되고 있어서다. 즉 이미 대출이 어려운 상태라 금리 인하가 수요 및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이 심각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에 따른 주택시장 유동성 유입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대출 규제로 돈줄이 막힌 상황에서 금리가 인하됐다고 주택시장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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