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RA 시대] 400조 퇴직연금 시장, 하반기 ‘로보어드바이저’ 출격

400조 규모 국내 시장 선점 경쟁
증권사, 관련 기업들과 업무협약
은행, 포트폴리오 다양화 집토끼

 올해 하반기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권 간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400조원에 달하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 ‘로보어드바이저(RA)’ 투자 일임 서비스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은행·증권사·보험)에 적립된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약 378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330조원)보다 13% 증가한 수치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05년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이후 9년 만인 2015년 100조원을 넘어섰고, 2019년 200조원을 뛰어넘은 데 이어 4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안전자산 운용 중심이던 퇴직연금 시장이 최근엔 적극적 운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하반기 RA 투자 일임 서비스 도입 이후 관련 시장이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은 “퇴직연금 시장에 대한 투자 일임 RA 서비스 도입 시 은퇴 준비자뿐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도 연금 시장에 본격적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기존의 보험, 신탁 형태로 개별 관리되던 퇴직연금 중 일정 부분이 RA 기반의 일임계약으로 전환해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연금 대상 일임 형태의 RA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단순한 연금 자산 운용 외에도 연금자산의 최적화, 안정적 현금 흐름 창출과 효과적인 연금 인출 전략 등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RA를 활용한 자산관리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은행권은 ‘안정 및 신뢰성’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잘 갖춰진 인프라와 상품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기존 퇴직연금 가입자인 ‘집토끼’ 지키기에 나섰다. 또한 핀테크 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증권사들은 투자일임 라이선스를 보유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증권사들은 최근 콴텍, 디셈버앤컴퍼니(핀트), 쿼터백 등 RA 전문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RA 기반의 퇴직연금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또 증권사들이 직접 나서 RA 알고리즘을 개발해 코스콤 RA 테스트베드 심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김응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새롭게 열리는 퇴직연금 시장의 규모, 알고리즘 자산관리 서비스의 확장 가능성 등을 감안했을 때 성장잠재력은 높을 것”이라며 “RA 서비스를 중심으로 확대되는 자산관리 시장 내 웰스테크(Wealth-Tech)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투자를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