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RA 시대]MZ세대 선택받은 해외RA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AUM(왼쪽)과 AUM 기준 Top 5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RA) 시장은 MZ세대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채널의 활용이 증가하면서 MZ세대의 직접 투자 확대와 맞물려 시장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전체 RA 시장의 77%를 점유하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RA 시장 규모는 최근 3년(2020~2023년) 평균 141%로 증가해 지난해 1조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안정기에 접어들며 지속 성장해 2028년에는 2조300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베터먼트(Betterment), 웰스프론트(Wealthfront) 등의 핀테크 회사를 필두로 RA서비스가 시작됐으며, 최근에는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기반을 토대로 뱅가드(Vanguard), 찰스슈왑(Charles Schwab) 등 전통적 금융회사의 진출이 활발하다. 

 

 전통 금융회사의 경우 자체 개발 RA를 연금 분야로 확대 적용하거나 관련 RA 업체를 인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RA 기반 연금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 업체 및 AI 투자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소형사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하면서 관련 기술을 내재화 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뱅가드는 2013년 미국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운용자산(AUM) 규모 1위 업체로 도약한 이후 시장점유율을 지속 확대 중이다. 뱅가드는 2015년 RA 기반 연금 자문서비스(하이브리드형)인 ‘퍼스널 어드바이저 서비스(Personal Advisor Services)’를 출시한 데 이어 2020년에는 젊은 층 고객을 타깃으로 연금 컨설팅과 은퇴설계 기능을 강화한 완전 비대면 RA 플랫폼 ‘디지털 어드바이저(Digital Advisor)’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했다. 뱅가드가 업계 최저비용으로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로보어드바이저 채널을 통해 운용자산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신진 우리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뱅가드가 DC형 운용자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선도 퇴직연금 사업자로서의 신뢰도를 구축·강화할 수 있었던 것은 ‘낮은 운용보수’에 기반한 수익률 제고와 ‘안정적 운용성과’를 결합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보수비용 인하를 통해 실질 수익률을 개선시킨 뱅가드의 가격전략이 유용한 초기 시장선점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해외에서는 RA가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고 다이렉트인덱싱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등 자산관리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권도 현재 약 400조원 수준까지 커진 퇴직연금 시장의 RA 투자일임 서비스 주도권 확보를 위해 RA 전문 업체들과의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김응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핀테크 업체들과의 단순한 업무협약을 넘어 적극적인 기술 내재화 및 지분투자 등을 통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발굴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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