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RA 시대] “하반기 퇴직연금 RA 도입, 젊은층 본격 유입될 것”

RA 알고리즘은 리스크 관리에 중점
장기투자 상품인 퇴직연금에 더 적합
과거 수익률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

 “하반기 퇴직연금 시장에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 도입으로 관련 시장의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연금 가입자들은 투자성향, 수익률, 목표 등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

 

 최영미(사진)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은 30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퇴직연금 시장에 대한 투자 일임 RA 서비스 도입 시 은퇴 준비자뿐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도 연금 시장에 본격적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RA 기반의 퇴직연금에 가입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 부장은 하반기 퇴직연금 시장에 투자 일임 RA 서비스가 시행되면 관련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2023년 말 기준 약 378조원 규모로 성장 잠재력이 크며, 최근 적극적 자산운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7월 기획재정부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한 투자일임 RA 서비스 허용 방안을 발표했고, 이후 신규 신청받은 기업 대상으로 코스콤 심사를 거쳐 올 하반기 내에 시범 시행할 예정이다.

 

 최 부장은 “샌드박스 형태라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시범 운용 이후 전면 허용돼 기존 가입 연금으로까지 확대 적용하면 자산관리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도 변화가 침체된 RA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샌드박스 참여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최 부장은 장기 투자 상품인 퇴직연금이야말로 인공지능(AI)의 연금 운용이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이미 연금 대상 일임 형태의 RA 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돼 단순한 연금 자산 운용 외에도 연금자산의 최적화, 안정적 현금 흐름 창출과 효과적인 연금 인출 전략 등으로 서비스가 세분화돼 운용하고 있다”며 “실제 RA 알고리즘은 자산 배분을 통한 안정적인 성과 창출 등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장기투자 상품인 퇴직연금을 관리하는 데 더 적합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존의 보험, 신탁 형태로 개별 관리되던 퇴직연금 중 일정 부분이 RA 기반의 일임계약으로 전환해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AI가 운용하더라도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상품별로 비교하고 가입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안정추구·위험중립·적극투자형인 RA 알고리즘의 수익률은 각각 1.87%, 3.00%, 4.41%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200 수익률(9.57%)보다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최 부장은 “RA는 과거 수익률 데이터에 기반해 학습을 진행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잘못된 답변을 제출하면 원하는 수익률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며 “RA 알고리즘마다 수익률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RA 일임 상품에 가입한 뒤에도 수익률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부장은 앞으로 금융사 간 퇴직연금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임 라이선스가 없는 은행권의 경우 아직까지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RA 투자일임업자를 통해 RA 기반의 퇴직연금 일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휴를 맺는 등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투자일임 라이선스가 있는 증권사들이 AI 관련 조직을 신설해 RA 업체에 지분 투자, 자체 기술 개발 및 핀테크와의 제휴 확대 등 시장 선점에 가장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임 라이선스를 보유한 증권사의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 연금 손님 유치와 이탈 방지를 위한 은행권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예상된다”며 “개개인의 편의성과 니즈에 맞는 RA 서비스를 제공하는 IRP 일임형 서비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앞으로 많은 고객들이 보다 발전된 RA 은퇴자산관리 서비스의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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