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똑같이 3억 주고 집 샀는데…서울·지방 ‘자산 성적표’ 극과 극

서울 종로구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원룸 등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뉴시스
서울 종로구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원룸 등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뉴시스

 

8년 전 같은 3억원으로 아파트를 샀어도 서울과 지방 중 어디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자산 성적표가 크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은 8년 새 두 배 넘게 뛴 반면 지방 주요 도시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제한되면서다.

 

26일 KB부동산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7억8561만원이었다. 2026년 9월에는 16억2469만원으로 올라 8년 만에 2.07배가 됐다. 단순 상승률로는 107%다.

 

이를 2018년 당시 3억원짜리 아파트에 단순 적용하면 현재 가치는 약 6억2000만원이 된다. 실제 개별 단지 가격과는 차이가 있지만 서울 주택시장 전체의 자산가치 상승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지방은 상황이 달랐다. 5개 지방광역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8년 2억7000만원 안팎에서 올해 3억6000만원대로 올랐다. 상승폭은 30%대에 그쳤다.

 

같은 방식으로 3억원을 적용하면 현재 가치는 4억원 안팎이다. 8년 전 출발선은 같았지만 서울을 선택했을 경우 지방보다 자산가치가 2억원 이상 더 늘어난 셈이다.

 

서울과 지방 간 가격 격차는 최근 들어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7120만원으로 5개 지방광역시 평균 3억6464만원의 4.3배였다.

 

1년 전 격차는 3.8배였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1년 새 2억원 넘게 오르는 동안 지방광역시는 1000만원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하다. 2021년 말 이후 올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1.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지수는 8.5% 하락했다.

 

올해 9월 한 달 동안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0.74% 올랐다. 반면 부산과 경북, 충남, 제주 등 일부 지방은 약세가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격차의 배경으로 인구와 일자리 집중을 꼽는다. 서울은 고소득 일자리와 교육·교통 인프라가 집중된 데다 신규 주택 공급도 제한적이다. 반면 지방 상당수 지역은 인구 감소와 미분양, 신규 입주 물량 부담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상승기에 서울이 먼저 오르고 조정기 이후에도 서울이 먼저 회복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자산 격차가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내부에서도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KB 기준 올해 9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3억1333만원으로 처음 13억원을 넘어섰다. 평균가격은 16억2469만원까지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 한 채가 가계 자산을 좌우하는 현상도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며 “같은 시점, 같은 금액으로 집을 사더라도 지역 선택에 따라 8년 뒤 자산 규모가 수억원씩 벌어지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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