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4명 중 1명만 “경제 상태 만족”…웰에이징 최대 걸림돌은 ‘돈’

KB금융그룹이 지난 25일 한국인의 건강 인식과 관리 행태 변화를 분석한 ‘2026 한국 웰니스 보고서’. KB금융 제공
KB금융그룹이 지난 25일 한국인의 건강 인식과 관리 행태 변화를 분석한 ‘2026 한국 웰니스 보고서’. KB금융 제공

 

하루 1시간 24분. 한국인이 매일 쌓고 있는 ‘수면 부채’다. 스스로 생각하는 이상적인 수면시간(평균 7.7시간)보다 실제로는 그만큼 덜 잔다는 뜻이다. 건강관리의 무게중심이 ‘몸’에서 ‘마음’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정작 마음을 돌보는 실천은 따라가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지난 25일 한국인의 건강 인식과 관리 행태 변화를 분석한 ‘2026 한국 웰니스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4년에 이은 두 번째 보고서로 25~69세 남녀 2000명 설문과 표적집단심층면접(FGD) 결과를 토대로 했다.

 

◆관심 1·2위 수면·스트레스…마음 돌봄은 26.3%

 

건강관리 관심 분야 1위는 수면(54.0%)으로 2회 연속 정상을 지켰다. 스트레스 관리(51.9%)는 5.3%포인트 올라 2위로 뛰어올랐고, 식단관리(44.3%)는 3위로 밀려났다. 응답자의 90.7%가 웰니스의 주요 영역으로 ‘정신’을 꼽았지만, 정신 건강을 ‘관리한다’는 응답은 35.7%, 실제 ‘마음 돌봄’을 시도한 사람은 26.3%에 그쳤다.

 

잠은 오히려 줄었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3시간으로 2년 전(6.5시간)보다 짧아졌고, 7시간 이상 자는 사람은 41.6%로 8.8%포인트 감소했다. 수면의 질을 해치는 주범으로는 잠들기 직전 휴대폰 사용(45.9%)이 꼽혔다.

 

◆운동 이유도 ‘기분 전환’…4050서 급증

 

운동의 목적도 달라졌다. 스트레스 해소 등 정서적 환기를 위해 운동한다는 응답은 34.8%로 13.3%포인트 늘며 2위에 올랐다. 50대(17.6%포인트)와 40대(14.9%포인트)의 증가 폭이 특히 컸다. 달리기 열풍 속에 러닝·조깅·등산 등 야외 활동(38.5%)도 4.8%포인트 늘었다. 식단관리 이유에서는 체중 관리(43.8%)가 5.8%포인트 오른 반면 질병 예방(30.5%)은 9.3%포인트 떨어지며 순위가 뒤바뀌었다.

 

◆지갑은 닫혔다…건강관리 지출 월 21만3000원

 

건강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지갑은 얇아졌다. 1인당 월평균 건강관리 지출은 21만3000원으로 2024년보다 6000원 줄었다. 건강기능식품 지출이 6000원 감소한 반면 운동 지출은 1000원 늘었다. ‘운동에 돈을 지불하는 것은 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은 79.4%에서 60.6%로 18.8%포인트 급감했다. 운동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돈을 들이는 데는 판단을 유보하는 사람이 늘어난 셈이다.

 

재무 여건도 녹록지 않다. ‘현재 경제 상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4.6%로 그렇지 않다(37.7%)보다 13.1%포인트 낮았고, 웰니스 소비에 충분히 투자한다는 26.1%에 그쳤다. 건강하게 나이 들기(웰에이징) 위해 부족한 요소 1위로도 충분한 경제력(59.8%)이 꼽혔다.

 

◆Z세대, AI에 ‘마음 상담’

 

디지털 기술은 일상의 건강관리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응답자의 52.4%가 건강관리에 디지털 기기·앱을 쓰고 있었고, 베이비부머 이용자의 73.3%는 주 3회 이상 접속했다. 건강·의료 목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써본 사람은 46.2%, Z세대는 55.5%였다. 젊을수록 AI를 고민 상담 창구로 활용해, 정서·심리 상담 목적 비율은 베이비부머 12.6%에서 Z세대 37.1%로 뛰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이용 경험도 Z세대(16.5%)가 베이비부머(2.9%)를 크게 앞섰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한국은 세계 최상위권의 건강 수명에 비해 삶의 만족도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몸과 마음, 사회적 관계까지 아우르는 삶 전체의 건강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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