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새 비개발 AI 직무의 공고 비중이 두 배 넘게 뛰며 전체 AI 직무 공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과거 주로 개발 직군 위주로 인식되던 AI 직무가 기획,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잡코리아 운영사 웍스피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등록된 AI 키워드 공고는 1만 8000여 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기업이 AI 전문 직무로 지정해 등록한 공고는 지난해보다 128% 증가했다. 특히 경력직 공고가 140% 증가하며 신입(55%)을 크게 웃돌았다. AI 채용 시장의 확대 속에서도 당장 실무에 투입이 가능한 인재의 수요가 더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계열사, 자회사 포함)의 공고 수가 187% 증가해 ▲중견기업(167%) ▲중소기업(124%) ▲벤처기업(117%)보다 높았다.
이러한 흐름을 이끈 것은 비개발 AI 직무였다. 잡코리아가 분류한 비개발 AI 직무 공고는 전년 대비 325% 늘었다. 전체 AI 직무 공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11.6%에서 올해 21.6%로 10.0%포인트 상승했다. 공고 5건 중 1건 이상이 비개발 직무인 셈이다.
비개발 AI 직무 중에서는 AI콘텐츠크리에이터 공고가 전년 대비 405%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AI기획자(363%) ▲AI사업전략(313%) ▲AI교육컨설턴트(195%)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AI를 직접 개발하는 인력을 넘어 이를 사업과 콘텐츠, 교육 현장에 적용할 인력으로 수요가 확산되는 추세라는 게 잡코리아 측의 분석이다.
실제로 AI 활용 역량을 중시하는 흐름은 기업의 채용 전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채용에서 AI 역량을 묻는 항목을 신규로 추가했다. 기아 역시 자동차 업계 최초로 ‘AI 문제해결력’ 검증 단계를 채용에 도입하며 AI 역량 확인을 전 직군으로 넓혔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링크드인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채용 담당자의 71%는 “경력이 많아도 AI 역량이 없는 지원자보다, 경력이 적더라도 AI를 다룰 줄 아는 지원자를 뽑겠다”고 응답했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는 “생성형 AI 가치의 75%가 개발 부서가 아닌 고객 관리, 마케팅·영업, 연구개발(R&D) 등 비개발 비즈니스 부서에서 창출된다”면서 “기업의 채용 기준 역시 비개발직의 AI 활용력에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AI 역량이 개발 직군만의 전문성을 넘어 기획과 사업, 콘텐츠 등 직무 전반의 기본기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