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전 막차탔나... 서울 갭투자 의심 거래 7000건 육박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아파트 월세 매물이 붙어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아파트 월세 매물이 붙어있다. 뉴시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서울에서 1년간 50% 넘게 증가해 7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구, 동작구, 마포구 등 25개 자치구 중 절반 가까이에서 갭투자 의심 거래가 2배 안팎으로 증가했다. 

 

 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4년 11월∼2025년 10월 갭투자가 의심되는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6680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4320건)보다 54.6% 증가했다. 갭투자 의심 거래는 취득 주택에 임대 보증금과 금융기관 대출액이 모두 있으면서 입주 계획이 ‘임대’라고 표기된 거래를 뜻한다. 이 시기는 서울 전역과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전으로 규제 강화를 앞두고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갭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갭투자 의심 거래가 많은 자치구는 성동구(728건), 강동구(656건), 마포구(630건) 순이었다. 1년 전 대비 증감(증감률)으로 보면 성동구가 362건(98.9%), 동작구 347건(142.8%), 마포구 345건(121.1%), 강동구 330건(101.2%), 영등포구 210건(94.6%) 순으로 높았다. 이들을 포함해 증가율이 90%가 넘는 자치구는 11곳에 달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절반에 이르는 곳에서 1년 사이 갭투자 의심 거래가 2배가량 불어난 셈이다. 반면 강남구(-10.4%), 서초구(-22.8%), 송파구(-18.6%) 등 ‘강남 3구’와 도봉구(-16.1%), 금천구(-41.2%), 중랑구(-25.7%), 용산구(-15.5%)는 갭투자가 줄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3095건으로 가장 많았다. 30대의 갭투자 의심 거래는 지난 한 해 전체 건수의 거의 절반인 46.3%에 달했다. 다음으로 40대(2366건), 50대(833건), 60대 이상(224건), 20대(162건) 순이었다.

 

 증가 속도도 30대가 가장 빨랐다. 30대의 갭투자 의심 거래는 1년 새 1272건(69.8%)이나 늘어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전세가 있는 집을 매입하는 갭투자는 매매가격에서 전세보증금을 뺀 나머지 자금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청년층의 대표적인 내 집 마련 수단으로 꼽혀왔다.  문진석 의원은 “전세를 낀 갭투자가 특정 자치구와 청년층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실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갭투자는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정책연구센터가 지난해 내놓은 ‘주택시장 변동성 확대의 사회적 비용과 향후 정책 방향’ 보고서를 보면 갭투자 비중이 1% 증가할 시 매매가격은 0.148%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연구원은 “갭투자는 주택 매매가격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권역별로는 수도권 0.179%, 지방 0.128%로 수도권에서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정인 기자 li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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