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건설업의 실제 공사 실적이 30조원 가까이 줄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여파로 2023년 수주가 급감한 영향이 시차를 두고 공사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건설업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공사액은 335조원으로 전년보다 28조8000억원(7.9%) 감소했다. 건설공사액은 해당 연도에 실제 수행된 공사의 기성액을 의미한다.
감소율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앞서 건설계약액이 2023년 12.1% 급감한 데 따른 후행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건설계약이 실제 공사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 1년 이상 시차가 발생한다.
국내외 공사가 모두 부진했다. 국내 공사액은 297조원으로 1년 전보다 6.0% 감소했고, 해외 공사액은 38조원으로 20.8% 줄었다. 해외 공사액 감소폭은 아메리카(-45.2%)와 아시아(-23.5%)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국내에서는 건축 부문의 부진이 전체 공사액을 끌어내렸다. 건축 공사액은 212조원으로 8.0% 줄었고 토목도 47조원으로 2.0% 감소했다. 반면 산업설비 공사액은 30조원으로 2.3% 증가했다. 전체 국내 공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 부문에서는 사무실과 아파트 공사 등이 감소했다.
발주 주체별로는 민간부문의 위축이 뚜렷했다. 공공부문 공사액은 92조원으로 전년보다 3.0% 늘었지만 민간부문은 204조원으로 9.5% 감소했다. 민간에서는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공사 실적이 줄었다.
대형 건설사도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0대 건설기업의 공사액은 106조원으로 전년보다 8.2% 감소했다. 전체 건설공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7%였다. 특히 이들 기업의 해외 공사액은 20.1% 감소했다.
향후 실적의 선행지표인 건설계약액은 지난해 307조원으로 0.4% 줄었다. 해외 계약액이 30조원으로 28.1% 급감하면서 전체 계약액을 끌어내렸다. 2024년 중동 지역 대형 수주의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국내 수주에서는 회복 조짐이 나타났다. 국내 건설계약액은 277조원으로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특히 건축 계약액이 196조원으로 7.1% 늘었고, 공공부문 계약액도 11.8% 증가했다. 계약과 실제 공사 간 시차를 고려하면 지난해 늘어난 국내 수주가 향후 건설공사 실적을 떠받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건설공사 실적이 있는 기업체는 8만9590개로 전년보다 489개(0.5%) 증가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