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책에도 ‘풍선효과’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규제가 확대될수록 투기 수요가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해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규제의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고강도 규제를 내놨다. 하지만 정부 규제가 무색하게 비규제지역인 경기 남부권에서 집값이 크게 오르는 풍선효과가 일어났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 취득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10·15 대책 이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경기권 18개 연접지역(김포, 구리, 남양주,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 동탄구, 안양시 만안구 등)의 주택 매입 금액은 약 15조588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약 6조269억원)보다 158.65% 증가했다. 이들 18개 연접지역의 전년 대비 주택 매입액 상승률은 같은 기간 서울(14.9%)과 경기도 전체(77%)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경기 18개 지역 중 지난 6월 30일 정부가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새로 지정한다고 발표한 구리,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 동탄구에서 풍선효과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10·15 대책 이후 구리시 주택 매입액은 1조4573억원으로, 그 전해 같은 기간 3393억원 대비 329.5% 증가했다. 용인시 기흥구는 1조9801억원으로 6785억원에서 191.8%, 화성시 동탄구는 4조3306억원으로 1조3750억원에서 215% 각각 늘었다.
과거 규제 확대 당시 투자자들이 인접한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거래량과 집값을 끌어올린 사례가 반복돼 온 탓에 이번에도 인근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또 다른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풍선효과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이유리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은 최근 백브리핑에서 “서울 전역과 인근 지역까지 비교적 광범위한 지역에서 상승세가 확산했던 10.15 규제 때와 달리 지금은 동탄 등 반도체 라인들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높은 상황”이라며 “이와 유사한 수요가 다른 지역까지 아주 광범위하게 퍼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규제 이후에도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번에 규제지역 지정을 피한 몇몇 지역의 집값은 이미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6월 넷째 주(6월 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남양주의 올해 연간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2.95%로 지난해 같은 기간(-0.31%)을 크게 웃돌았다. 군포(3.42%), 안양 만안(3.53%) 등도 오름세가 이어진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수원, 용인, 안양시 등 인접 지역이나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그 규모는 향후 추가 규제 여부와 금융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