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은 받고 차값은 올리고…테슬라 가격 정책 도마 위

서울 시내 테슬라 스토어에 사이버트럭이 전시되어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테슬라 스토어에 사이버트럭이 전시되어 있다. 뉴시스

 

정부의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BYD가 제외된 가운데, 보조금 자격을 유지한 테슬라가 주요 차종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일 올해 처음 실시한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결과, 총 35개 신청 업체 중 27개 업체를 보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에서는 국내 전기차 생태계 기여도와 사후관리(AS) 역량 등이 기준에 반영됐다.

 

기존 보조금 지급 대상이었다가 이번 평가에서 제외된 수입 브랜드는 BYD가 유일하다. 이에 따라 BYD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아토3, 돌핀, 씰, 씨라이언7 등 6개 차종은 새로운 국고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문제는 보조금 자격을 유지한 테슬라의 행보다. 테슬라코리아는 같은 날 주요 차종의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4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가격 조정이다. 인상 폭은 300만원에서 최대 700만원에 달한다.

 

모델3 롱레인지는 529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700만원 올랐다. 모델3 기본형(RWD)과 퍼포먼스 모델도 각각 500만원씩 인상됐다. 모델Y 롱레인지 AWD와 6인승 모델Y L은 각각 300만원씩 올랐다. 판매 비중이 높은 모델Y RWD 가격은 4999만원으로 유지됐지만, 전체적으로는 보조금 혜택을 유지한 상태에서 가격 인상에 나선 모양새다.

 

테슬라의 이번 가격 조정은 전기차 보급 확대라는 보조금 제도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 보조금은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낮추고 친환경차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공적 지원이다. 그러나 제조사가 보조금 자격을 확보한 뒤 곧바로 가격을 올린다면, 정책 효과는 줄어들고 소비자가 체감하는 혜택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특히 BYD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가격 경쟁을 압박할 수 있는 수입 전기차 선택지가 줄어든 상황에서 테슬라가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점은 더 문제적이다. 시장 경쟁이 약해진 틈을 활용해 가격을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테슬라는 그동안 온라인 판매와 가격 조정을 앞세워 기존 완성차 업체와 다른 유통 방식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잦은 가격 변동은 소비자 신뢰를 흔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같은 차를 언제 구매했느냐에 따라 수백만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구조는 브랜드 충성도보다 소비자 불안을 키울 수 있다.

 

더구나 전기차 시장이 캐즘 우려와 수요 둔화에 직면한 상황에서, 보조금 혜택을 유지한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선택한 것은 소비자 친화적 결정으로 보기 어렵다. 정부 지원은 유지하면서 가격은 올리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공적 지원의 일부가 제조사 수익 방어에 활용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단순히 차량 가격과 성능만이 아니라 제조사의 가격 정책과 소비자 부담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보조금 자격을 유지한 업체가 가격 인상으로 혜택을 상쇄한다면 제도는 소비자를 위한 장치가 아니라 기업의 판매 전략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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