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구글이 국내 시장에서 또 다시 게임 어플리케이션(앱) 관련 불공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 앱 마켓을 이용하는 국내외 주요 게임사에 ‘최혜 대우’를 요구했다가 최대 8500억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을 위기다. 이 회사는 2023년에도 경쟁 앱 마켓인 원스토어에 앱을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게임사에 지원했다가 421억원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는 구글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혐의와 관련해 심사보고서를 당사자에 송부하고 공정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피심인은 구글LLC(미국), 구글 아시아퍼시픽 PTE LTD(싱가포르), 구글코리아 유한회사다.
심사보고서란 공정위 심사관이 파악한 위법 행위에 관한 사실과 제재 의견을 담은 문서로, 형사소송으로 치면 공소장에 해당한다. 심사보고서가 당사자에게 송부되면 공정위 제재 절차가 시작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구글은 ‘인앱 결제 수수료’가 높다는 이유로 게임사들이 구글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서 이탈하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국내외 주요 게임사와 일명 GVP 계약을 체결했다. 입앱 결제 수수료는 유료 아이템 등을 구매할 때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떼어가는 중개 수수료를 가리킨다.
해당 계약은 게임사가 출시 시기, 품질 등을 다른 앱 마켓보다 유리하게 또는 최소한 동등하게 설정하는 조건으로, 구글이 각 게임사에 클라우드, 광고 구매 도구(애즈), 유튜브 등 구글 플랫폼 서비스 이용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계약을 맺은 게임사는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5개사와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 라이엇 게임즈 등 외국계 17개사다.
계약 기간은 게임사별 상이하지만 총 기간은 2019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며, 구글 앱 마켓 매출액이 증가할수록 지원 금액도 늘어나는 누진적 구조로 설계됐다고 공정위는 알렸다.
공정위 심사관 측은 “구글이 이 같은 방식으로 각 게임사가 다른 앱 마켓에 입점할 유인을 상당 부분 떨어뜨렸다”며 “특히 누진적 구조 탓에 구글이 사실상 각 게임사와 독점적 거래를 강제했다”고 봤다.
이를 통해 원스토어 등 경쟁 앱 마켓의 사업 활동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안드로이드 앱 마켓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점유율은 80% 이상을 유지했다. 아울러 일부 게임사가 자체 앱 마켓을 출시하는 가능성도 차단했다고 봤다.
정희은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게임사들은 구글로부터 지원금을 받긴 했지만, 거래 지위상 구글이 압도적이었기에 지원을 거절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을 것”이라며 “게임사들의 경우 경제적 지원을 받았다고 공정거래법 위반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이 자사 기업과 관련한 제재에 예민한 점을 염두에 두지 않았느냐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정 국장은 “이 사안은 공정위가 처음 인지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미 미국에선 이 사안의 반독점 행위와 관련해 민사소송으로 진행돼 판결까지 확정됐다”고 말했다.
구글의 이 같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로 벌어들인 국내 매출은 92억1777만달러(약 14조1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산정됐다. 향후 공정위는 심의를 거쳐 관련 법령에 따라 관련 매출액의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최대 8496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 셈이다.
구글은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이내에 서면 의견 제출, 증거자료의 열람·복사 신청 등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앱 마켓 시장의 실질적인 경쟁 복원을 위한 중대 사안인 만큼 신속하게 최종 판단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