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출범 30주년] 다시 뛴다 코스닥…승강제 도입·부실기업 퇴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5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승강제 도입과 관련해 “시장 내 구분을 통해 혁신과 시장 신뢰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5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승강제 도입과 관련해 “시장 내 구분을 통해 혁신과 시장 신뢰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코스닥 시장이 출범 30주년을 맞아 본격 체질 개선에 들어간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역동성을 불어넣기 위해 코스닥 승강제 도입과 동전주 퇴출 등 시장 신뢰 제고 방안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정책 자금인 국민성장펀드 정책까지 맞물리면서 코스닥 시장의 수혜 기대감과 체질 개선 동력이 함께 커지고 있다.

 

◆시장 신뢰 제고의 핵심 ‘3단계 승강제’ 분류 체계 도입

 

금융위원회가 준비 중인 코스닥 구조 개편의 핵심은 이른바 ‘코스닥 승강제(세그먼트 분류)’ 제도다. 앞으로 코스닥 시장은 기업의 재무 상태와 성장성 등 정량적·정성적 기준에 따라 ▲프리미엄 ▲스탠다드 ▲관리군 등 총 3개 세그먼트로 전면 개편돼 운영될 예정이다. 기존의 단일화된 시장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의 체급과 성과에 맞춘 맞춤형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 “미국 나스닥 사례처럼 시장 내 구분을 통해 각자의 차별화와 혁신, 시장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이달 중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종 개편 방향을 확정해 공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조율을 거쳐 본격적인 시행 시점은 이르면 오는 10월 초로 예상된다.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퇴출…상장폐지 요건 신설

 

우량 기업을 우대하는 정책과 함께 부실기업을 시장에서 신속하게 격리하는 조치도 함께 단행된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아온 한계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른바 ‘동전주 퇴출제’를 전격 시행한다.

 

새로 도입되는 제도에 따라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상태가 지속되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이 신설된다. 주가가 1000원을 밑도는 부실기업들이 자본시장에 장기간 잔류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소액투자자의 피해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정책적 의지다.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2030년까지 첨단산업 투자

 

이번 코스닥 활성화 기대를 키운 핵심 정책 중에는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정책 자금인 ‘국민성장펀드’도 포함됐다. 국민성장펀드는 총 150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운용 기한은 오는 2030년 12월까지로 설정됐으며, 대한민국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첨단전략산업 분야 기업들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는 반도체, 바이오, 2차전지, 인공지능(AI) 등 정부가 지정한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혁신 기술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도약’으로 패러다임 전환

 

지난 30년간 코스닥 시장은 벤처·중소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며 상장 기업 수와 시가총액 등 외형 면에서 양적으로 크게 성장해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계기업의 상장 유지와 부실기업 문제 등으로 인해 시장 전체의 신뢰도가 저평가받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번 개편은 코스닥 시장의 패러다임을 양적 성장 중심에서 질적 도약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적 조치다. 3단계 승강제를 통해 우량 기업의 시장 가치를 명확히 분리하고,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해 시장의 옥석 가리기를 본격화한다. 코스닥 시장이 지난 30년간 이어온 외형적 팽창에서 벗어나 내실을 다지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