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승의 IT 스토리] 中 CXMT 상장 초읽기…글로벌 메모리 시장 흔들까

IPO 통해 약 295억 위안 조달 계획…커촹반 역대 2위
"정부 보조금·내수시장 독점·공급자 우위 시장 호재 속 급성장"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 4위…메모리 3사 아성 도전

 우리는 어제의 혁신이 오늘의 상식이 되는 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 IT를 알아야 시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오현승의 IT 스토리]가 세상을 움직이는 기술의 흐름, 그 중심에 꼭 필요한 이야기만 골라 전합니다.

 

지난해 11월 ‘중국 국제 반도체 엑스포(IC 차이나)’ 행사장 내 CXMT 부스 전경. CXMT 제공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CXMT는 기업공개(IPO)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인 후, 생산라인 업그레이드, 및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포부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맞물려 더욱 탄력을 받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아직은 ‘메모리 빅3’와는 기술적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CXMT의 시장점유율은 전 세계 4위 수준이다.

 

◆ IPO 앞둔 CXMT “3년 내 세계 최고 D램 기업으로”

 

 27일 업계에 따르면 CXMT는 지난해 12월 30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스타마켓)에 IPO를 신청했다. 지난달 27일엔 상장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지난 12일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에 상장 신고 절차를 완료했다. CXMT는 올 3분기 중 상장이 예상된다.

 

 자금 조달 규모는 약 295억 위안으로, SMIC에 이어 역대 커촹반 2위다. 조달 자금은 D램 생산라인 업그레이드와 공정 고도화, DDR5·LPDDR6·HBM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 및 선행 연구개발 투자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CXMT는 향후 3년 이내에 세계 최고 D램 제조사들과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포부다. 

 

 CXMT는 수년 새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위상을 키우고 있다. 중국 정부의 천문학적 보조금 지원, 미국의 수출 규제에 따른 내수시장 독점, 빠른 수율 안정화 등에 더해 사상 유례없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란 호재까지 맞물린 결과다.

 

 실제로 CXMT는 올해 1분기 매출 508억 위안, 당기순이익 247억6000만 위안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9%, 1688% 급증한 수준이다. CXMT는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 실적 개선세가 가파르다. 하나증권은 이에 대해 “인공지능(AI) 연산력 수요 급증에 따른 D램 공급 부족과 3개 팹 풀가동, 고부가 제품 중심의 믹스 변화가 동시에 작용한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성장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CXMT가 제시한 올해 상반기 가이던스는 매출액 1100억~1200억 위안, 순익은 500억~570억 위안으로, 이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실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AI 서버 및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 속에서 글로벌 D램 시장이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한 영향이 본격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을 HBM 중심으로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CXMT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XMT의 LPDDR5X 제품 이미지

 

◆ 어느덧 시장점유율 8%…“아직은 D램 빅3와 기술 격차”

 

 현재 글로벌 D램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장악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8%로 가장 많고, 다음은 SK하이닉스(29%), 마이크론(22%) 순이다. 이런 상황에서 CXMT는 거침없이 시장 내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1분기 시장점유율은 3%에 불과했는데, 올해 1분기엔 8%까지 뛰었다.

 

 CXMT가 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메모리 3사가 구축한 장벽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거란 의견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CXMT가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기술 격차와 고객 구조 차이로 HBM, DDR5, LPDDR5 등 고성능 서버 D램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CXMT의 상장이 경쟁 심화 우려를 자극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D램 3사의 기술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올해 1분기 CXMT의 D램 시장점유율은 8%로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나 상승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 첨단산업 뒷받침하는 ‘허페이 모델’

 

 허페이 모델은 중국 안후이성의 성도인 허페이시(市)의 경제성장 모델이다. 허페이시는 사업성이 밝은 첨단 기업이나 위기에 처한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이를 통해 회수한 돈을 재차 새로운 기업 및 산업에 재투자하는 방식을 취한다. 지방정부가 흡사 벤처캐피털(VC)과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CXMT 이외에 디스플레이 기업 BEO(징둥팡),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 등이 허페이 모델의 대표적 성공사례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