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데 또 한번 고배를 마셨다. 한국 정부와 관계 당국은 내년 6월 재도전을 목표로 약점을 하나씩 보완하며 담금질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관찰대상국 편입 유보가 진작부터 점쳐졌던 만큼, 이날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었다.
24일 재정∙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MSCI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공개된 연례 시장 분류 리뷰에서 한국 증시를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으로 등재하지 않았다.
MSCI는 “한국 정부의 개혁 의지와 발표된 조치들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관찰대상국 등재 및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선 제도 개선 발표 및 법제화, 실질적인 시장 적용과 글로벌 투자자 활용, 충분한 시간 경과를 통한 지속성 검증 등이 필요하다”고 편입 유보 배경을 설명했다.
MSCI는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공매도, 청산 및 결제 등 4가지 영역에 대해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선 역외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직접 인도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원화가 국제 외환시장에서 실물을 교환하며 결제할 수 있는 통화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역내 시장에서 원화 거래시간이 야간까지 늘어나긴 했으나, 유동성이 매우 부족한 탓에 체결 오차가 크다는 점도 감점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3월 전면 재개된 공매도에 대해서도 다시 도입된 규제 체계가 투자자에게 과도한 운영상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MSCI는 판단했다. 사전 결제자금 예치요구 관행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MSCI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인 MSCI는 전 세계 주식시장을 선진과 신흥, 프론티어, 독립시장으로 분류해 운영한다. 현재 선진국 지수에는 미국과 일본, 영국 등 23개국이 포함돼 있다. 한국은 중국, 인도 등과 함께 신흥국 지수에 분류돼 있다.
이번 재분류에 앞서 지난 19일 발표된 MSCI의 글로벌 시장 접근성 리뷰에서 한국 증시는 일부 개선에도 여전히 여러 항목에서 제약이 남아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투자상품 가용성 항목에 대한 평가는 ‘개선 필요’에서 ‘보통’으로 상향 조정됐으나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정보 흐름 등 핵심 항목은 ‘개선 필요’ 등급이 유지돼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이 유보될 거란 전망이 유력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