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맞춤’ 국산 비만약 곧 나온다… 국내시장 판 뒤집힐까

-마운자로·위고비 등 외국 의약품이 성장 이끌어
-한국인 임상 한미약품 ‘에페’ 하반기 출시 예정

최초의 국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인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올해 하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은 최근 한미약품 관계자가 미국당뇨병학회 학술대회에서 에페글레나이티드와 동시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HM17321’과 ‘HM500197’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한미약품 제공
최초의 국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인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올해 하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은 최근 한미약품 관계자가 미국당뇨병학회 학술대회에서 에페글레나이티드와 동시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HM17321’과 ‘HM500197’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한미약품 제공

 

 ‘한국인 맞춤 비만약’ 출시가 가시화 되면서 그간 해외 제약사의 비만 치료제들이 양분했던 국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오토인젝터주’(에페)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허가 과정을 밟는 중이다. 한미약품 측은 신중한 자세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식약처의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에페가 출시되면 최초의 국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로서 새 역사를 쓰게 된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를 뜻하는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 상승을 막고, 뇌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다. 2024년 10월, 그리고 지난해 8월 각각 국내 출시돼 열풍을 일으킨 위고비, 마운자로 역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다.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덴마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미국)의 마운자로는 그동안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제약·바이오 분야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만약 시장 규모는 8195억원으로, 미국, 브라질, 캐나다, 호주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다. 그리고 국내 전체 판매액의 85% 이상을 위고비(4833억원·59%)와 마운자로(2209억원·27%)가 차지했다.

 

 한미약품의 에페가 주목받는 것은 첫 국산 GLP-1 비만약이라는 상징성에 더해 기존 GLP-1 계열 치료제의 아쉬운 점을 개선했다는 데 있다. 기존 치료제는 위장관 운동에 영향을 미쳐 메스꺼움,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에페는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때문에 위장관계 부작용의 개선이 가능하다. 아울러 GLP-1 계열 약물 중 가장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능 가능성이 국제 학술지 등을 통해 알려졌다.

 

 또한 한미약품은 에페의 임상을 국내인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한국인 맞춤약’임을 내세운다. 덧붙여 이 회사의 바이오의약품 전용 공장 평택스마트플랜트에서 에페를 생산 예정이라 기존 수입 비만약과 비교했을 때 안정적 공급과 합리적 가격이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국내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성장시킨다는 청사진이다. 

 

최초의 국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인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올해 하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최초의 국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인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올해 하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한미약품 외에도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사에서 비만약을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은 GLP-1 기반 4중 작용 주사형 비만 치료제와 경구형 치료제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으며 주사제의 경우 최근 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독성 실험에 착수했으며 내년 상반기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고 임상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예정이다.

 

 해당 후보물질 ‘CT-G32’는 GLP-1 기반 2중, 3중 작용제를 넘어 4중 타깃에 동시에 작용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 in Class) 신약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기존 비만약의 단점으로 지목되는 개인 편차에 따른 효능 차이와 근손실 부작용 등은 개선하고 새로운 타깃을 추가해 식욕억제 및 체중감량 효과는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지방 분해 촉진과 에너지 대사 조절까지 아우르는 대사질환 치료제로도 확장 개발한다는 게 셀트리온의 계획이다.

 

 동시 개발 중인 다중 작용 경구제는 기존 경구용 비만약과 달리 최근 주목받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기반으로 다중 작용하는 약물을 설계, ‘베스트 인 클래스(Best in Class)’ 신약을 지향점으로 삼아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제형 및 분자 설계 측면에서 안정성과 생체 이용률을 개선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 중이며 2028년 하반기 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기반의 월 1회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 중이다. 기존 비만약의 경우 주 1회 투여라 연 52회 투여를 해야 하지만 월 1회 주사제가 나오면 년 12회만 투여를 하면 된다. 지난 4월 국내 IND 신청을 완료했으며, 연내 첫 환자 투약이 목표다.

 

 해당 주사제 개발을 위해 티온랩테라퓨틱스와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한 대웅제약 측은 “독자 플랫폼인 ‘큐어’와 티온랩테라퓨틱스의 플랫폼 ‘큐젝트 스피어’를 결합하면 약물의 급속 방출을 제어하고 약효를 지속할 수 있어, 의약품 품질 특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치료 약물을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접목한 ‘붙이는 비만약’ 개발에도 나선 상태다.

 

 그밖에 동아ST, 일동제약 등이 경구형 비만약을 개발 중인 가운데 국내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팽창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중 34.4%가 의학적 비만 상태로, 2015년(26.3%)보다 크게 증가했다. 동시에 우리나라 성인 65%는 체중을 줄이거나 유지하려 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만약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 비만약 시장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일단은 국산 비만약이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