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업무 전반에 적용해 생산성을 대폭 개선하는 AX(AI 전환)가 기업 필수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유통가도 AI 쓰임새를 확대하고 나섰다. 소비자의 구매∙검색 패턴을 파악해 상품을 추천하고 문의에 응대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제는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 문화 자체에 AI를 뿌리내리는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전환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앤트로픽의 기업용 생성형 AI 솔루션 ‘클로드 엔터프라이즈’를 전사 공식 AI 플랫폼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숏폼 콘텐츠 제작, 트렌드 분석 등에 클로드 엔터프라이즈를 활용해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분야 경쟁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공식 도입 전 진행한 개념검증(PoC)에서는 방송 자막 유형화 자동화, 방송 중 챗봇 구축 등 반복 업무 영역에서 생산성 향상 효과를 확인했다.
이는 CJ온스타일이 지난해 사내 AI 콘퍼런스 ‘AI 콘’을 통해 선언한 AI 네이티브 전환 전략을 본격 실행하는 차원이다. CJ온스타일은 AI를 단순 업무 효율화 도구가 아닌 기업 운영 방식 전반을 혁신하는 핵심 수단으로 보고 있다. AI 활용 문화를 조직 전반에 확산하기 위한 전담 조직인 ‘AI 효율화 랩’도 신설했다.
컬리는 최근 AX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솔루션 전문 기업 ‘원지랩스’ 인수를 결정했다. 곽근봉 원지랩스 대표를 컬리 AX센터장으로 선임해 AI 기술 고도화와 내재화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현재 컬리와 원지랩스는 크리에이티브 AI와 AICS(AI 고객서비스), 광고 시스템(DSP) 내재화 등을 공동 개발 중이다. 크리에이티브 AI는 광고 배너와 상품소개 이미지 제작 등의 반복적인 업무를 AI가 지원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AICS는 1:1 문의에 적용돼 소비자 응대, 취소∙반품 등의 업무를 수행 중이다. 당일 접수된 문의 중 약 40%를 AI가 담당한다.
컬리는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도약하기 위해 AI 거버넌스 체계를 확립하고 AI 기반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원지랩스가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 빠른 의사결정과 긴밀한 협력 등을 통해 현재 추진 중인 AX 추진 계획이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유통가에선 AI 쓰임새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챗봇을 통해 소비자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지금은 소비자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무신사는 AI가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는 ‘AI 트렌드 큐레이션’ 기능을 도입했다. 특정 목적 없이 최신 트렌드를 탐색하고 새로운 스타일을 발굴하려는 ‘발견형 소비자’를 겨냥했다. AI가 한발 앞서 핵심 테마를 제안함으로써 구매 의도가 구체화되지 않은 소비자의 이탈을 막고 상품 노출과 클릭률(CTR) 등 주요 커머스 전환 지표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이커머스 업계에서 활용되던 AI 기능이 주로 소비자의 구매 이력이나 클릭 기록을 분석해 상품을 매칭해 주는 방식이었던 것과 차별화된다.
네이버는 지난 2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 ‘AI 쇼핑 에이전트’를 도입해 사용자의 관심사와 취향에 맞는 상품을 발굴해 주는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업데이트를 거쳐 AI가 소비자에게 먼저 대화를 제안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이전 클릭 기록, 찜 내역, 장바구니 목록 등 활동 이력과 최신 트렌드를 분석해 쇼핑 탐색 방향을 제시하는 식이다. 상품명을 입력하지 않아도 “장바구니에 담아둔 공기청정기 가격이 내려갔어요”와 같은 대화를 기반으로 쇼핑을 시작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AI는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AI 활용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