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 친교 일정을 소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양국 공동 청사진 마련에 나섰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24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 부부와 함께 베트남의 대표 문화유산인 탕롱황성을 찾아 친교 시간을 가졌다.
탕롱황성은 오랜 기간 베트남 정치·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역사 유적으로,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날 이 대통령은 붉은색과 푸른색이 조화를 이룬 태극 문양 넥타이를 착용했고, 김 여사는 흰색 투피스 차림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청와대는 부부가 하나의 태극기를 상징하는 의상을 준비한 것으로, 이는 한국의 자긍심을표현하는 동시에 양국의 우정을 깊게 다지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현장에 도착한 이 대통령 부부는 먼저 유물 전시관을 둘러보며 베트남 역사와 전통문화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 또 럼 서기장 부부와 함께 황성 내 정원으로 이동해 베트남 전통 사자춤 공연 등을 관람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일정이 지난해 또 럼 서기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국 정부가 보여준 환대에 대한 답례 성격도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양국은 첨단 산업과 과학기술 협력 확대를 위한 실질적 성과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외교부는 베트남 과학기술부와 함께 과학기술연구원(VKIST)에서 ‘한-베 과학기술혁신 포럼’을 열고 미래 핵심 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AI,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자원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공동으로 수립한 ‘한-베 과학기술혁신 협력 마스터플랜’을 산업계·학계·연구계와 공유하며 구체적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마스터플랜은 지난해 8월 양국 정상이 첨단 과학기술 협력 확대에 합의한 뒤 추진된 후속 조치다. 앞서 지난 22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이 협력 비전과 추진 방향을 담은 프레임워크 문서에도 서명한 바 있다.
마스터플랜의 핵심은 단순한 교류를 넘어 공동 연구와 인재 양성, 기술 사업화, 인프라 구축을 하나로 묶는 종합 협력 체계를 만드는 데 있다. 베트남의 국가 발전 수요와 양국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중점 협력 분야를 정하고, 석·박사급 연구 인력부터 현장 실무 인재까지 폭넓게 육성할 계획이다.
또 실증센터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기술 검증과 이전을 촉진하고, VKIST를 양국 과학기술 협력의 핵심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도 담겼다. 이를 통해 대학, 연구기관, 산업단지 등 주요 혁신 거점과 연결되는 전국 단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