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며 비관 국면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이다. 이번 급락은 이란 전쟁 등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에너지 공급 차질과 물가 상승 우려, 경기 둔화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전월보다 7.8포인트 떨어졌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2024년 12월(-12.7포인트)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또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93.8)이후 1년 만이다. 앞서 지난 1, 2월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올랐다가 지난달 이란 사태 영향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가계의 체감 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현재경기판단 CSI는 전월 대비 18포인트나 폭락한 68을 기록했고, 향후경기전망 CSI 역시 10포인트 하락하며 8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현재생활형편 CSI(91)와 생활형편전망 CSI(92)도 각각 3포인트, 5포인트 하락하며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짙어졌다. 반면 6개월 후 금리 수준을 전망하는 금리수준전망 CSI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시장 금리 상승 영향으로 전월 대비 6포인트 상승한 115를 기록해 2023년 11월(19)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물가 전망 역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율은 2.9%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오르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주택가격전망 CSI는 서울 외곽 지역 중심의 매매가 상승세와 공사비 증가 우려가 겹치며 전월 대비 8포인트 반등한 104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석유류와 공업제품에 대한 물가 상승 응답 비중이 크게 높아졌”"며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심리 위축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