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 주변에 약 7000명 규모로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지상군을 실제 투입할 경우 어느 곳을 공략 대상지로 삼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에 언론이 주목한 곳은 하르그 섬이었다. 이란 석유의 약 90%가 이 섬을 통해 수출되는 만큼, 이곳을 장악함으로써 이란 경제의 숨통을 틀어쥐고 전쟁 수행 능력을 차단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석유 인프라가 파괴될 경우 이란의 전후 복구는 몇 년 늦어지고 세계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하르그 섬은 페르시아만 깊숙한 곳에 있어서 지상군 피해도 예상된다.
가벼운 장비를 휴대하는 공수부대 병력 2000명의 침투만으로는 장기 작전수행이 어렵기 때문에 중장비를 실은 해군 함정의 이동이 필수적인데 이를 가로막는 이란의 방어선이 호르무즈 해협에 늘어서 있다.
따라서 이 해협의 7개 섬이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CNN 방송은 30일 전망했다. 이란 남부 해역의 미 해군이 페르시아만으로 이동할 때 먼저 마주치는 섬은 해협 동쪽의 호르무즈 섬, 라라크 섬, 케슘 섬, 그리고 헨감 섬이다. 이들 4개 섬은 이란 배타적경제수역(EEZ)안에 있어 본토와 가깝다.
여길 지나면 해협 서쪽 해상의 아부무사 섬, 대(大)툰브 섬, 소(小)툰브 섬이 있다. 이란과 바다 맞은편 아랍에미리트(UAE)가 영유권을 두고 다퉈온 곳이다.
학계에선 이들 7개 섬을 연결한 곡선을 가리켜 이란군이 호르무즈를 지키는 아치형 방어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를 통제하는 데 있어 이란에 전략적 우위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대형 유조선과 군함이 폭이 좁고 수심이 얕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면서쪽의 작은 3개 섬(아부무사, 대툰브, 소툰브)을 거칠 수밖에 없다.
결국 미국의 지상군 작전이 전개될 경우 전략적 요충지인 이들 섬을 확보하는 게 관건인데 여기에는 위험과 손실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칼 슈스터 전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장은 자신이라면 현재 미군이 배치한 2개의 해병원정대 병력 약 5000명을 모두 이들 섬을 장악하는 데 투입할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해병대 상륙작전을 감행하려면 병력을 실은 군함이 해협의 동쪽부터 통과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동쪽의 4개 섬, 특히 라라크 섬이 위협적이라고 세드릭 레이턴 CNN 군사분석가는 지적했다. 그는 라라크 섬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이나 소형 공격정으로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것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군 함정들에 탑재된 CV-22 오스프리 틸트로터 항공기와 헬리콥터 등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이동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이란의 방공망이 작동한다면 쉽게 표적이 될 수 있다.
또 섬을 점령한 지상군은 이란 본토에서 날아올 드론, 미사일, 포병 공격에 노출될 수 있어 추가 사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미군 사망자는 13명, 부상자는 300여명이다.
슈스터 전 센터장은 하르그 섬보다 아부무사 등 해협 서쪽의 3개 섬을 점령하는게 미군에 전략적으로 이로울 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미래의 이란 정부 경제를 훼손할 위험이 더 적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들 3개 섬의 점령에 성공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UAE가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할 때 미국이 지원한 이란의 팔레비 왕조는 이곳을 차지했다. 이후 UAE는 이란의 섬 점령에 문제를 제기하며 유엔에 분쟁 해결을 요구했다.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에 반미(反美) 정권이 들어서자 미국은 UAE의 주장에 동조해왔는데, 만약 이들 섬을 미군이 점령할 경우 전후 이란에 돌려줄지, 또는 UAE에 돌려줄지를 놓고 외교적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CNN은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