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결혼식?…고가 아파트 대상 결정사 연이어 생겨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를 찾은 시민들이 서울 도심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상가에 단지명을 상호로 사용하는 결혼정보회사가 들어섰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사례에 이어 고급 아파트 단지명이 결혼정보업 브랜드에 사용된 두 번째 경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지난 6월 정식 등록을 마치고 운영을 시작했으며, 개업 이후 3개월 동안 약 200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약 3분의 2는 헬리오시티 입주민, 나머지는 인근 단지 거주자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는 송파구에서 30년간 공인중개사로 활동해온 지역 인물로 알려져 있다.

 

헬리오시티는 2018년 9510가구 규모로 입주를 시작한 대단지다. 지하철 8호선 송파역과 인접한 입지 등을 기반으로 강남 3구 대표 단지로 평가된다. 전용 84㎡ 시세는 최근 30억원대에서 거래되며 고가 아파트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고급 주거지를 중심으로 입주민 기반의 결혼 네트워크가 조성되는 흐름은 강남·서초권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표 사례로는 평당 2억원대를 기록한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가 꼽힌다. 이 단지에서는 지난해 말 입주민 중심의 ‘원결회(래미안원베일리 결혼정보모임회)’가 만들어졌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7월 결혼정보회사 ‘원베일리 노빌리티’가 법인으로 출범했다. 초기에는 원베일리 거주자만 가입할 수 있어 폐쇄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후 서초·강남·반포 지역 주민으로 대상을 확대했고 외부 신청자도 심사를 거쳐 일부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운영 기준을 조정했다. 가입비는 등급에 따라 연 50만원에서 2년 1100만원까지 책정돼 있으며 현재까지 두 쌍이 결혼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움직임은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도 나타난다. 타워팰리스 2차에서는 최근 입주민 미혼 남녀를 연결하기 위한 모임이 결성됐다. 1·2·3차를 비롯해 인근 고급 주거지 거주자를 대상으로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고가 주거지의 사회적 네트워크가 결혼 시장으로 확장된 사례”라고 분석하면서도, 주거 양극화가 결혼 시장 양극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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