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절반 이상은 국민연금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20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한 ‘2025 국민연금 현안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전체의 55.7%로 집계됐다. 반면 신뢰한다는 응답은 44.3%에 머물러, 국민연금에 대한 부정적 답변이 11.4%포인트나 높았다.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17%,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는 경우는 38.7%로 나타났다. 반면, 신뢰하는 편이라는 응답은 39.6%, 매우 신뢰한다는 답은 4.7%에 그쳤다.
연령별로 보면 50대(55.8%)와 50대 이상(62.9%)에서는 신뢰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반대로 20∼40대의 신뢰도는 크게 낮았는데, 20대는 30.8%, 30대는 25.3%, 40대는 42.6%만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입 유형별로는 사업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에서는 신뢰도가 각각 42.2%와 48.2%로 파악됐다.
응답자 10명 중 7명(69.7%)은 현재 소득에 비해 연금보험료가 부담된다고 밝혔다. ‘보통이다’는 25.6%, ‘부담되지 않는다’는 4.7%에 머물렀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 1인당 월평균 보험료는 지역가입자가 7만9886원이다. 사업장 가입자는 30만6985원으로, 약 4배 많다.
지난 4월 이뤄진 국민연금법 개정에 따른 보험료율 인상(9→13%) 모수 개혁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3.4%(매우 부정적 33.7%, 다소 부정적 39.7%)가 부정적이었다.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19.7%(다소 긍정적 17.2%, 매우 긍정적 2.5%)였다.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부정적 응답을 연령대별로 보면 20대는 83%, 30대는 82.8%, 40대는 74.5%, 50대는 74.3%이지만, 60대 이상에서는 52.2%에 그쳤다. 내년부터 소득대체율을 43%로 인상하는 모수 개혁으로 기금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는 응답은 82.5%, 우려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17.5%로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정부가 지향해야 할 국민연금 제도 개선의 최우선 원칙으로는 응답자의 30.7%가 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꼽았다. 세대 간 공정성 확보(27.6%)와 충분한 노후 소득 보장(18.4%)이 뒤를 이었다.
경총은 연금 개혁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 신뢰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무조건적인 소득대체율 인상보다 낸 만큼 돌려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