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중정상회담으로 형성된 양국의 화해 무드 아래 K-펫푸드의 중국 수출길이 열릴 수 있을까.
4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 효자 종목으로 떠오른 펫푸드지만 중국으로의 수출은 사실상 0에 수렴하는 상황이다. 중국 측의 지나친 규제로 육류가 포함된 펫푸드는 수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산 펫푸드는 매년 약 1800억원 규모로 한국에 수입되고 있다.
오늘날 한국산 펫푸드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필두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0년대 초반 수출을 시작해 점차 규모를 키우면서 지난해를 기준으로 수출 실적 1억6100만 달러(약 2320억원)를 찍었다. 펫푸드 선진국으로 평가 받는 미국, 유럽, 일본으로도 진출도 달성하며 K-펫푸드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 이어 펫푸드 시장 세계 2위로 평가 받는 중국으로 수출길은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펫푸드 수출입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에 육류가 포함된 펫푸드를 수출하려면 그 나라의 제조 공장이 중국의 허가를 받아야하는데 중국은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한국 공장에 대해선 심사 자체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 당시 양국 정부 사이에서 펫푸드 분야에서 수출입 협약을 진행 중이었으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이 한한령(한류제한령)을 내리며 협력이 백지화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래도 지난 1일 경주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으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7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경제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우리 정부가 2008년 이후 17년간 요청한 한국산 감의 중국 수출을 위한 검역협상이 타결됐다.
이번 감 수출을 이끈 농림축산식품부가 펫푸드 관련 부처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국산 펫푸드의 중국 수출길도 열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돈다.
국내 펫푸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실제로 펫푸드 관련으로 국가간 협약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는 들은 것이 없지만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앞선 농식품부 간담회에서 회사 차원에서 국산 펫푸드의 중국 수출 정책의 검토를 부탁한 적도 있다. 당장이 아니어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 수출길이 열리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출이 크게 제한된 현 상황에서도 중국 내 K-펫푸드의 인지도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펫푸드 쇼핑이 유명하다. 펫페어 등을 통해서 대량으로 구매하는 중국인도 있다”고 귀띔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