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이 사망한 가운데 광주와 충북에서 가족이 동남아로 출국했다가 연락이 두절됐거나 캄보디아에서 감금된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조사 중이다.
13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월 20세 남성 A씨가 연락되지 않는다며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출입국 기록을 통해 A씨가 두 달 전 태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가족들은 A씨가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건너간 것을 추정하고 관련 기록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가족들에게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 와 ‘살려달라’고 말한 뒤 전화가 끊기자 범죄 연루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은 관계 기관·부처 협조를 통해 A씨에 대한 소재를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광주 북부경찰서도 해외 출국한 20대 남성 B씨가 연락되지 않는다는 가족 신고를 받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4월 B씨가 캄보디아로 출국한 기록을 확인하고 외교부에 재외국민 체류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아직 회신 받지 못했다. B씨는 과거에도 동남아 등으로 출국이 잦고 해외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의 행방을 확인하는 한편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범죄 연관성에 관해서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충북에서도 20대 3명이 현지에 감금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아들 C가 캄보디아에 감금된 것 같다.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한다”는 부모 D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D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동갑인 남성 지인 2명과 함께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다가 프놈펜의 한 건물 안에서 감시받고 있다고 카카오톡으로 연락해왔다”고 진술했다. 또 “자신들의 통장이 자금세탁에 이용되고 있어 계좌가 정지되면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으니 계좌를 잘 간수해달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C씨는 부모에게 주위 상황을 명확히 언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모와는 카카오톡으로 수시 연락이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지난 8월 6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행한 지인 2명의 정확한 신원과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C씨가 부모에게 “현지 공항에서 한국인 인솔자를 따라갔다가 어느 건물에서 감시당하게 됐다”는 취지로 말한 점을 석연치 않게 여기고, 애초 현지 범죄에 가담하기 위해 출국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실제 C씨의 계좌는 최근 국내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C씨를 실종자로 등록하는 한편, 조만간 캄보디아 경찰 당국에 신병 확인을 위한 공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C씨가 감금 피해자인지, 범죄 피의자인지 단정하기 어렵고 동행한 지인 2명이 있는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반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