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권의 대표 노후 단지이자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은마아파트가 49층 5893세대 대단지로 변신한다. 공공 분양 주택도 최초로 도입된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2015년 주민 제안으로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50층 계획은 당시 35층 높이 규제로 무산됐고 2022년 말 최고 35층 높이로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이후 2023년 높이 제한이 폐지됨에 따라 재건축이 급물살을 탔다. 지난 1월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신청했고 8개월 만인 9월 초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수권분과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2030년 착공, 2034년 준공이 목표다.
은마아파트에는 공영 주차장이 설치돼 대치동 학원가 상습 주차난이 해소될 전망이다. 개방형 공공 도서관을 비롯해 국공립어린이집·치안센터·공원·저류시설 등도 들어선다.
또 은마아파트에는 정비 사업 최초로 ‘공공 분양 주택’이 도입된다. 민간 주도 재건축에 공공 분양이 결합한 최초 사례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300%→331.9%) 적용을 통해 655세대를 추가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란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기반 시설이 우수한 역세권에 법적 상한의 최대 1.2배까지 용적률을 완화해 사업성을 향상하는 제도다. 완화된 용적률 중 30~40%는 민간 주택으로, 60~70%는 공공 주택으로 공급한다. 용적률 특례로 추가 공급되는 655세대 중 195세대는 다자녀 중산층 등 실수요자를 위한 공공 분양 주택으로 공급한다. 나머지 227세대는 민간 분양, 233세대는 공공 임대다.
시는 은마아파트 외 5개 단지에서 역세권 용적률 특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역 면적, 도로 등 단지별 입지 특성과 주변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비 계획 수립 단계에서 적정한 용적률 완화 범위를 검토하고 위원회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신속통합기획 시즌2’를 적용한 첫 사례로 인허가 규제 전면 혁신을 통해 사업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라고 시는 밝혔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도입한 공공 지원 계획이다. 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시작으로 신통기획 시즌2를 본격화해 강남권을 비롯한 여의도, 목동, 성수 등 주요 지역의 정비사업 속도를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1년까지 강남구 2만5000호, 서울 전역 31만호를 공급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은마아파트를 찾아 차질 없는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철저한 공정관리와 행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서울시의 명확한 주택공급 원칙은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은 적극적으로 지원해 시민이 원하는 곳에 좋은 품질의 주택을 빠르게 공급하는 것”이라며 “은마아파트를 시작으로 노후 주거지의 민간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 집값 상승을 이끌어온 핵심 지역 내 주택을 빠르게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