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2년만에 계열사 43개 줄여… “AI 시대 핵심사업 집중”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사업 집중을 위해 한때 142개에 달했던 그룹 계열사를 99개로 줄였다고 13일 밝혔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공개한 주주서한을 통해 연말까지 80여 개 수준으로 추가 축소할 계획도 전했다.

 

거버넌스 효율화는 정 대표가 2023년 9월 CA협의체 사업총괄을 맡은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한 핵심 과제다. 당시 카카오 계열사는 142개였고, 지난해 3월 132개를 거쳐 현재 두 자릿수가 됐다. 2년 만에 계열사의 30%를 감축한 셈. 이는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성,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다.

 

재무 체질 개선도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1859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경기 둔화에도 톡비즈니스의 견고한 성장과 계열사의 이익 개선 등으로 재무적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

 

현재 카카오는 AI와 카카오톡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성장 모멘텀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000만 사용자 모두가 카카오톡을 통해 AI를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필요와 취향에 맞춰진 AI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달말 출시되는 OpenAI와의 공동 프로덕트인 ‘챗지피티 포 카카오(챗GPT for Kakao)’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채팅탭에서 바로 챗GPT를 사용할 수 있다. 온디바이스AI ‘카나나 인 카카오톡(kanana in KakaoTalk)’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체 경량 모델 ‘카나나 나노’를 활용해 스마트폰 안에서만 작동하며,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안전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 8월 공개한 MCP와 에이전틱 AI플랫폼을 통해 외부 서비스를 에이전트로 연결하는 AI 생태계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이날 주주서한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대한민국 AI 인재 육성, 소상공인 지원을 핵심 축으로 하는 책임 경영 강화 방향성도 공개했다. 주요 경영진 대상이었던 총주주수익률(TSR) 연계 보수체계를 올해부터는 전 임원으로 확대 적용했다.

 

청소년 대상 AI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국내 4대 과학기술원과 협력해 향후 5년간 500억 원을 투자하여 AI 인재 육성 및 연구 창업 지원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또한 ‘소상공인 통합지원 TF’를 신설해 단계별 맞춤 지원을 제공하는 등 파트너와의 상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카카오는 지난 1년 반 동안 그룹 지배구조를 속도감 있게 개편하고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진행하여, 미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재무 구조를 마련했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AI와 카카오톡의 결합을 통한 또 한 번의 일상 혁신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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