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김문수·이준석 대선 후보가 선거운동 사흘째인 14일 나란히 부산·경남(PK) 지역을 찾았다. 세 후보는 공교롭게도 전날 대구·경북(TK) 지역에 이어 이틀째 같은 지역에서 유세를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북극항로 개척을 비롯한 바다에 중점을 뒀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미래 먹거리인 우주·항공을 비롯한 하늘에 주목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부산 서면에서 유세를 펼쳤다. 이후 경남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와 북극항로를 주제로 대담하고 이 내용을 유튜브 라이브로 공개했다. 이날 마지막 유세 지역인 거제에서는 조선해양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새 비전을 내놨다. 이 후보는 이틀 연속 민주당의 험지로 불리는 영남에 머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부산 서면에서 벌인 유세에서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배출했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뿌리에서부터 책임질 부산 시민들의 높은 시민 의식, 정치의식을 믿는다”면서 “북극항로에 대한 지배권과 영향력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앞으로 2030년이면 북극항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기관은 원래 여기저기 찢어 놓으면 안 되지만 해수부는 업무 거의 대부분이 해양 수산”이라며 “해수부만큼은 부산에다가 옮기겠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지원해 후방 산업도 키워야 한다”며 HMM 부산 이전을 공약했다. 또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건 김 후보에는 견제구를 던졌다.
김문수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지지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대전·대구를 시작으로 사흘 연속 영남 지역에 머물면서 지지층에 호소하고 있다. 대선 후보 단일화를 두고 당내 갈등이 극심했기 때문이 이를 봉합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선거전 초반 텃밭에서 지지층을 견고하게 다지고 있다.
김 후보는 경남 진주중앙시장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사천으로 넘어가 우주항공청을 방문해 윤영빈 청장으로부터 업무 현황을 보고받고 항공정비업체 관계자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어 창원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하고 밀양에서 유세를 벌인 뒤 마지막으로 양산 통도사를 찾았다. 김 후보는 이날 종일 경남에 머물면서 현장 방문하며 시민들과 교감을 나눴다.

김 후보는 진주 유세에서 “항공 우주 기술, 산업 부문을 확실하게 세계 제일로 키워내자. 내가 대통령이 되면 과학기술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외국에 있는 분들은 족집게로 딱 뽑아서 모셔 와서 과학 기술하기 좋고 자녀들 교육하기도 좋은 대한민국과 진주, 사천, 경상남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틀 연속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박정희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부산에서 선거운동 사흘째 일정을 시작했다. 이 후보는 사흘 만에 다시 부산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오전 부산 성균관유도회를 방문했고 이어 부산대학교 학생식당에서 학식을 먹으며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후보는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20·30세대를 겨냥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개혁신당은 20·30세대의 비중이 45%를 넘는 등 젊은층에서 지지를 확보하는 중이다. 이어서 범어사를 찾아 종교 지도자들과 만났다. 이후 자갈치시장, 서면 중심가에서 거리유세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 후보는 성균관유도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경제는 항상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규제가 적은 곳으로, 세금이 적은 곳으로 흐르게 돼 있다”면서 “부산에 본사를 둔 증권회사를 통해 중개 거래되는 주식은 특별히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국면에 들어가면서 증권거래세 인상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증권거래세 인하를 바탕으로 많은 증권사의 본점이 부산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부산 맞춤 공약을 내놨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