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저림은 나이가 들수록 흔히 경험하는 증상이다. 때문에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신경계의 문제를 암시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이기에 절대 방치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
손발저림은 단순한 피로에서부터 심각한 신경 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저리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손발저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말초신경 손상이다. 말초신경은 중추신경과 온 몸의 조직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당뇨병, 비타민 결핍, 또는 외상 등 여러가지 이유로 손상되어 손발저림과 이상 감각 현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당뇨병을 오래 앓은 사람은 장기간의 혈당 이상으로 인해 말초신경이 손상되면서 손발이 저리고 쑤시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등의 증상을 경험하기 쉽다.
신경 압박이 손발저림을 유발하기도 한다. 예컨대 척추 디스크 탈출증이 생기면 디스크 때문에 신경이 압박되면서 손발저림과 더불어 통증, 근력 약화 등의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 루푸스,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이 있으면 근육이나 신경에 염증이 생겨 손과 발이 저릴 수 있다. 이밖에 갑상선 기능 저하증, 신장 질환, 혈액순환 장애 등이 원인이 되어 손발저림이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여러 종류의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검사 방법은 혈액검사다. 당뇨병, 비타민 결핍, 갑상선 기능 이상 등과 같은 대사적 원인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신경전도검사는 신경의 전기적 기능을 확인하여 신경의 전달 속도나 신경의 손상 여부를 판단하는 데 유용하다. 말초신경병이나 신경 압박으로 인한 손발저림을 진단할 수 있다.
근육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여 근육이나 신경의 문제를 파악하는 근전도 검사는 데 근육 질환, 신경의 손상 정도를 평가하고, 신경병증과 근육병증을 구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손발저림의 치료법은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원인인 경우, 혈당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약물 치료와 함께 식이요법, 운동 요법 등을 진행한다. 비타민 결핍이 원인일 경우, 비타민 보충제를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 압박이 원인이라면 물리치료와 약물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자율신경계의 문제나 자가면역 질환이 원인일 때에는 면역 억제제나 항염증제 등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 관리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이현정 미사 연세나은신경과 대표원장은 “손발저림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은 증상의 개선뿐만 아니라 원인 질환의 진행을 막는 데에도 효과적”이라며 “몇몇 질환은 단순히 손발저림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손발이 저리고 감각이 이상하다면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