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미국 경기 지표 혼란에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9월 들어 6만달러 선이 무너진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9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5만4995달러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주말 비트코인은 5% 이상 급락, 5만3000달러가 붕괴한 5만2598달러까지 추락했다. 여기에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순유출이 발생하면서 5만5000달러 선으로 하락했다. 이날 일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다소 상승, 5만4000달러대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5만 달러대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미국의 8월 고용시장 지표 발표 이후 비트코인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0.5%포인트 인하) 기대감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은 70%로 빅컷 전망을 앞서고 있다.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은 8월의 비농업 고용이 14만2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 전문가 평균 예상치(16만1000명)를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둔화 흐름이 나타났지만 당장의 침체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미국 대선 토론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자산에 대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두 후보의 입장은 분명해지고 있으며 어느 후보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정책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며 “트럼프 후보는 규제완화를 약속했지만 해리스 후보의 경우 규제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바이든 대통령과 입장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한 “가상화폐의 변동성이 높은 만큼 특히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비트코인이 강세장에 진입하기 전 최종적인 조정을 겪는 과정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비트코인이 5만3000달러 안팎까지 떨어진 뒤 본격적으로 상승세에 올라타 2년 정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2014년, 2018년을 제외하고 10월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적이 없으며 평균 수익률이 22.9%에 달했다. 이에 가상자신 시장에선 10월(October·옥토버)에 대해 상승을 의미하는 업(up)을 합쳐 ‘업토버’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