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청년 채무...20대 신용유의자 3년 동안 25% 증가

- 7월 말 6.6만명...3년새 25% ↑
- 전체 8% 증가 대비 급격 증가

서울시내 한 저축은행. 사진=뉴시스

20대 신용유의자(신용불량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대부분이 10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에서 연체가 발생하고 있어 청년 생활고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이 나온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청년들이 피부로 느끼는 불안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업권별 신용유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20대는 6만 5997명(중복 인원 제외)으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21년 말(5만 2580명) 대비 25.3%나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신용유의자는 54만 8730명에서 59만 2567명이 돼 8%가 증가했다. 전체 신용유의자 중에서 20대 신용유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청년들이 사회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신용유의자는 연체 기간이 정해진 기간(대출 만기 3개월 경과 또는 연체 6개월 경과 등)을 초과하면 신용정보원에 등록된다. 신용카드 사용 정지와 대출 이용 제한, 신용등급 하락 등 금융 생활에 여러 불이익을 받는다.

 

소액 연체자의 비중이 큰 것도 특징이다. 신용평가회사(CB)에 단기연체 정보가 등록된 20대는 7월 말 기준 7만 3379명(카드대금 연체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연체 금액이 1000만원 이하인 경우가 6만 4624명(88.1%)에 달했다. 20대 연체자의 대부분이 소액 무자라는 것이다.

 

수십만~수백만원 수준의 대출을 갚지 못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많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경기 둔화 여파로 고물가·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자리까지 구하지 못한 청년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이 커지는 중이다. 특히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소위 ‘그냥 쉬는’ 청년들이 44만 3000명으로 집계돼 7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만큼 청년 채무자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은 “저성장이 지속되는 중에 20대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들의 생계 어려움이 소액 연체라는 결과로 드러났다”면서 “청년층 소액 연체를 채무조정 등 금융으로 해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사회 정책 등 거시적 청년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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