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식품 합종연횡…차별화 상품 쏟아진다

 

대형마트가 오랫동안 축적한 판매 데이터와 식품회사의 제조 노하우를 결합한 이색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이마트는 CJ제일제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크라운해태·백설 등 이종업종 간 협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오뚜기·팔도 등과 협업을 이어왔다.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위기의 오프라인 유통업체, 돌파구를 찾아라

 

6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3년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계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3%포인트(p) 증가한 50.5%로 오프라인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오프라인은 0.3%p 증가한 편의점을 제외하고 대형마트(-0.7%p), 백화점(-0.7%p), 준 대규모점포(-0.1%p) 모두 감소했다.

 

온라인 유통의 약진은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시작됐다. 지금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해외 플랫폼까지 국내에 진출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국내 대형마트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기존 점포를 식료품 특화형 매장으로 리뉴얼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말 은평점을 ‘그랑 그로서리’로, 이마트가 최근 죽전점을 ‘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오직 오프라인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방문 경험을 확장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적극적인 전략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 유통-식품 이종업종 간 협업도 가지각색이네

 

대형마트는 소싱 노하우를 발휘해 신선·가공식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식품회사와 손잡고 차별화 상품을 선보여 방문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먼저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은 압도적 본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비자 혜택을 증대하겠다는 포부로 지난 6월 사업 제휴를 맺었다. 두 그룹의 간판인 이마트와 CJ제일제당은 이후 3개월여간 성공적인 상품 공동 기획 사례를 만들어냈다. ‘제주식고기국수’와 ‘육개장칼국수’, ‘햇반 강화섬쌀밥’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한채양 이마트 대표와 강신호 CJ제일제당 부회장 등 경영진이 만나 협력 확대에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올해 안에 CJ제일제당의 냉동 가정간편식(HMR) 신제품을 먼저 출시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와 CJ제일제당이 힘을 합쳐 내놓는 상품들은 이마트뿐 아니라 트레이더스, 에브리데이, 이마트24, SSG닷컴 등 이마트의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선보인다. 내년에는 양사가 아직 진입하지 않은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에 앞서 이마트는 가수 비비의 ‘밤양갱’ 노래가 유행하던 지난 3월 크라운제과와 손잡고 포장지에 비비의 사진을 입힌 ‘비비X밤양갱’을 단독으로 출시했다. 제품이 판매된 3~5월 이마트의 양갱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했다. 이후 이마트는 해태제과와 백설의 만남을 주선해 이색 과자 3종을 출시했다. 백설의 자일로스 설탕과 흑설탕, 오미자청을 해태 과자에 입힌 게 특징이다.

 

롯데마트·슈퍼는 최근 오뚜기의 대표 제품을 재해석한 ‘오뚜기 카레치킨’과 ‘오뚜기 열김치우동’을 공동 개발해 자사 채널에서 단독으로 출시했다. 식사 대용으로 즐기기 좋은 간편식으로, 외식 물가 상승에 따른 고민을 덜어준다는 포부다. 앞서 양사 협업으로 2020년 출시한 ‘오뚜기 열려라 참깨라면’은 스테디셀러가 됐다. 롯데마트·슈퍼는 이밖에 ‘팔도 새미네부엌 파김치양념라면’, ‘배스킨라빈스 밀키드링크’ 등 다양한 협업 상품을 선보여왔다. 올해 여름 시즌에 선보인 ‘돼지바 파르페 쿠앤크’는 출시 후 2개월만에 10만개가량 판매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롯데마트·슈퍼는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단독 상품 개발을 이어갈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종업종 간 협업은 상품 경쟁력을 구축하기에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대형마트의 데이터와 소싱 능력, 식품회사의 제조 역량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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