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은행 횡령 사고… 우리은행, 2년 만에 또 터졌다

-우리은행, 내부통제 실패 비판 피하기 어려워
-금융권, 잇따른 횡령·배임 사고… 금융당국

우리은행 전경

 

 우리은행에서 약 100억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하면서 은행권 내부통제 부실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은행에서 거액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것은 2년 만으로,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내일 현장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김해지점에서 대리급 직원이 약 100억원의 고객 대출금을 횡령했다. 

 

 해당 지점 직원 A씨는 올 초부터 최근까지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빼돌려 해외 선물 등에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씨의 투자 손실은 약 6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고는 우리은행 자체 내부통제 시스템에 의해 적발됐으며 정확한 피해 금액과 사고 경위는 파악 중이다. 

 

 사고는 우리은행의 은행 여신감리부 모니터링을 통해 대출과정에서 이상 징후를 포착해 적발했으며, A씨는 지난 10일 경찰에 자수한 상태다. 우리은행은 횡령금 회수를 위해 해당 지점에 특별검사팀을 보내 조사에 착수했다. 

 

 우리은행은 2022년 4월에도 700억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해 내부통제만 전담하는 지점장 33명을 영업 현장에 배치하며 내부통제를 강화한다고 나섰다. 

 

 은행권 금융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허술한 내부통제와 경영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등이 문제라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횡령·배임 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KB국민은행에서는 2건의 ‘업무상 배임’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대출자 소득이나 임대료를 실제보다 부풀려 적정 수준보다 더 많은 대출을 내주는 문제가 발견됐다. 대구의 한 지점에서는 2020년 8월 말부터 올해 3월 8일까지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등 총 111억3800만원의 가계대출에서 대출신청인의 소득이 과다 산정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용인의 한 지점에서는 동탄 모 상가 분양자 대상자들에게 272억원의 담보대출을 내줄 때 임대업 이자상환비율(TRI)을 실제보다 높게 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3월 NH농협은행에서는 약 11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터졌다. 해당 사고의 원인에 대해 농협은행의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거론됐는데, 실제로 농협은행의 준법감시 부서 인력은 5대 은행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지난해에는 BNK경남은행에서 2988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횡령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역대 최대 횡령사고다. 

 

 금감원도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내부통제 혁신방안 개선과 후속조치를 강화할 것을 당부하면서, 금융사고 피해가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사고에 대한 보완과 개선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11월 금감원은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했고, 올해까지 장기 근무자는 순환근무 대상 직원의 5% 이내 또는 50명 이하로 관리하기로 했다. 또한 내년까지 준법감시부서 인력을 전직원의 최소 0.8% 이상, 15명 이상 확보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현장조사에 들어가서 우리은행이 재발방지책을 제대로 지켰는지,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고가 터진 것인지 볼 예정”이라면서 “현재 (금융사고에 대한) 상황 파악 중이고 내일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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