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날 명절에 세뱃돈을 받은 자녀들이라면 적금상품에 관심이 가장 먼저 쏠린다. 적금상품은 주식, 펀드 등에 비해 수익률은 낮을지 몰라도 용돈을 차근차근 모아 안정적으로 목돈으로 만들 수 있고, 용돈을 아껴 저금하는 습관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다.
13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에서도 특색있는 고금리 적금상품을 내놓으면서 자녀를 둔 부모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시중 은행을 대상으로 한 예·적금 가운데 신한은행의 ‘신한 마이(My) 주니어 적금’은 연 최고 4%의 금리를 제공해 주목받는다. 이 상품은 DB손해보험의 프로미고객사랑보험 무료 가입 서비스를 제공해 상해후유장해 시 500만원, 학생개인배상책임 500만원을 보장한다. 분기별로 100만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KB 영 유스(Young Youth) 적금’은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을 위한 상품으로, 연 최고 3.65%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 상품 역시 DB손해보험의 단체보험에 무료 가입이 가능하며, 보장 한도가 800만원으로 신한은행의 적금보다 더 높다.
만 14세부터 18세의 청소년이라면 NH농협은행의 ‘NH1418스윙적금’도 주목할 만하다. 금리는 연 최대 6.60%로, 20만원 이내 금액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NH농협은행은 ‘NH착한어린이적금’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NH착한어린이통장에 가입한 만 13세 이하 개인 1인 1계좌씩 가입할 수 있는 적금 상품으로, 첫 입금 1000원 이상, 월 100만 원 이내 자유 적립이 가능하다. 기본금리는 연 3.10%이고 우대금리 0.6%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3.70%의 금리가 적용된다.
대학 입시를 앞뒀다면 하나은행의 ‘(아이) 꿈하나 적금’도 고려해 보자. 금리는 연 최대 3.75%이며, 희망 대학에 입학할 경우 만기 전 1년 동안 연 2.0%의 특별금리를 준다. 해당 상품도 최소 납입 금액 기준이 분기당 10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축 부담이 덜하다. 최대 입금액은 분기별 150만원이다. 나아가 하나은행은 자녀의 금융 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아이부자’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녀와 부모가 각자 휴대전에 해당 앱을 설치하면 간편하게 용돈을 줄 수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 아이행복 적금2’는 연 3.2% 금리를 제공한다. 이 상품은 지문사전등록 고객에게 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자녀 명의 우리은행 입출금 통장에서 자동이체를 등록하면 연 0.2%포인트를 제공해 1년에 최고 4.40%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매월 최대 입금액은 50만원이다.

저축은행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고금리의 자녀 겨냥 상품을 내놓았다. 하나저축은행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를 위한 ‘잘파(Z+알파) 적금’을 출시했다. 이 적금은 만 16세 이하의 본인 또는 그 부모를 가입 대상으로 한다. 월 최대 10만원까지 최장 3년 동안 연 단위 가입이 가능하다. 기본 금리는 연 6.0%이며, 만 12세 이하의 아동 본인 또는 그 부모에게는 연 1.0%의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연 7.0%의 금리를 제공한다. 또한 입학·졸업일로부터 6개월 이내 중도 해지 시 해지 시점의 특별중도해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모으기 부담스럽다면 짧은 기간만 예치해도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파킹통장도 세뱃돈 재테크로 추천할 만하다.
OK저축은행의 ‘OK짠테크통장’은 저축은행업권이 판매 중인 파킹통장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OK짠테크 통장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 없이 50만원까지 연 7%의 금리를 준다. 50만원 초과 1억원 이하 예치금은 연 3.3%의 금리를 제공한다. 다올저축은행의 ‘Fi 커넥트2통장’은 금액 제한 없이 기본금리 연 2.8%에 우대금리가 최대 0.7%포인트를 제공해 최고 연 3.5%를 받을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파킹통장도 높은 접근성으로 인기다. 케이뱅크의 ‘생활통장’은 300만원까지 연 3% 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케이뱅크는 이 통장에 월 300만원 잔액을 유지한 고객에게 쿠팡·네이버 멤버십의 구독료를 돌려주는 혜택도 제공한다.
케이뱅크의 ‘플러스박스’는 조건 없이 누구나 하루만 맡겨도 연 2.3% 금리를 제공한다. 최대 10억원까지 입금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 역시 하루만 맡겨도 연 2.1% 금리를 제공하며, 최대 1억원까지 입금 가능하다. 토스뱅크의 ‘토스뱅크 통장’은 연 2.0%의 금리를 제공하며, 금액 제한은 없다.
부모가 자녀 명의로 적금이나 파킹통장에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 14세 미만의 미성년자 명의의 통장을 만들려면 가족 등 보호자나 대리인이 동행해야만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은행 영업창구를 내점한 대리인 부모의 실명확인증표와 가족관계증명서, 자녀 명의 도장 등을 제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은행의 적금 상품은 고금리로 마케팅하지만 실제로 받는 이자는 이보다 낮을 수 있기 때문에 상품을 잘 살펴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명절 전후로 은행들이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상품을 홍보하지만, 예치 기간이 짧고 납입금 규모도 작아 예상보다 낮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어떤 상품이 내게 유리한지, 예상 수익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