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투자자는 대중에 휩쓸려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식 투자에 필요한 덕목 중 하나는 ‘냉철한 판단력’이다. 하지만 오르락내리락하는 증시를 보면서 이렇게 판단하기 쉽지 않다. 고객 돈을 관리하는 프라이빗 뱅커(PB)나 펀드매니저도 마찬가지다. 감정이 아예 없는 로봇이라면 다를까. 냉철한 투자 판단을 내리길 기대하면서 나온 기술이 바로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고도화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통해 PB 대신 모바일 기기나 PC를 통해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하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컫는다.
국내에도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은퇴 후 소득을 책임질 퇴직연금 시장에도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 도입되기로 예정돼 내년에는 더욱 상용화될 전망이다. 다양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나오는 가운데, 여기 높은 수익률을 무기이자 차별화라고 자신하는 기업의 대표가 있다. 바로 이상근 콴텍 대표다.
이 대표는 “고객이 수익이 나지 않으면 콴텍도 수익을 내지 않겠다는 주요 이념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며 “결국 투자라는 길에서 고객이 승리하도록 이끄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로보어드바이저, 금융 변화의 마중물 될 것”

2016년 창립한 콴텍은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기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이 대표는 콴텍을 창업하기 전 증권사 프랍트레이더를 비롯해 줄곧 금융투자업에 몸담으면서 ‘소액 투자자를 위한 자산 관리 서비스는 왜 없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던 중 비대면 투자일임업이 허용된다는 소식을 접했고, 그는 창업을 결심했다. 이 대표는 “흔히 자산관리는 돈이 되는 고액 자산가에 집중한다. 하지만 인공지능(AI) 기술로 사람이 관여하지 않고 자산관리가 가능하다면 일반 투자자에게도 자산관리 서비스가 정착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봤다”며 “로보어드바이저가 한국 금융의 흐름을 변화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2016년 콴텍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이후 자체 개발한 초개인화 자산관리 솔루션 ‘큐엔진(Q-Engine)’과 위험관리 모듈 ‘큐엑스(Q-X)’를 주축으로 KB증권, IBK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등 다양한 금융사와 협업해 자산관리 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2020년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중 최단 기록으로 B2B 기준 투자운용자산(AUM) 1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에는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 앱 ‘콴텍’을 출시했다. 이에 콴텍은 올해 7월 말 기준 AUM 3조820억원을 달성했다.
◆ “사람 개입 적어 변동성 낮아…과거 수익률 믿고 투자 가능해”

이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 자산 관리로 일반 투자자가 큰 고민 없이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고리즘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의 개입이 적기 때문에 동일한 방식으로 꾸준히 운용할 수 있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사람에게 자산관리를 맡기면 매니저가 바뀔 때마다 변화가 생기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변동성이 없기에 과거 수익률을 보고 투자해도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을 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콴텍의 위험관리 모델 ‘큐엑스(Q-X)’도 사람이라면 하기 어려운 범위에서 변동성 관리를 하는 기술이다. 큐엑스는 금융시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실시간으로 변동성을 관리해 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그는 “큐엑스는 24시간 모니터링으로 시장 리스크에 발 빠르게 대응해 고객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며, 고객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사람이 투자한다면 24시간 지켜보는 게 불가능하지만, 로봇은 실시간으로 리밸런싱을 통해 위험에 상시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관리 중 시장 이상 현상이 발생할 경우 큐엑스 모듈은 이를 감지해 총 2단계에 걸친 위험관리를 적용한다. 위험관리 구간에 돌입하면 수시 리밸런싱을 통해 단계별로 위험 자산군에 대한 비중 조절을 실시하는데 먼저 1단계에서 위험 자산의 일부 비중을 축소하며, 2단계 도달 시 위험자산 비중을 추가로 축소한다.
실제로 큐엑스는 코로나19 하락장을 예측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증시에 큰 영향을 주었던 우크라이나 사태 직전 이를 감지해 알람을 보냈다. 당시 콴텍은 알람에 따라 위험자산을 정리하고 현금자산을 늘려 수익률을 성공적으로 방어해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콴텍은 수익과 상관없이 수수료를 떼는 일반적인 자산운용상품과 달리 고객이 수익이 났을 때만 수익의 15%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그는 “콴텍의 팀원분들도 ‘내가 고객이라면’이라는 생각을 최우선으로 우리의 철학을 고객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일반 헤지펀드 구조의 경우 10년 동안 총 20%의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콴텍은 고객의 수익이 났을 경우에만 수수료가 책정돼 훨씬 더 합리적인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이 투자 상품을 해지하고 재투자 시 수수료가 여러 차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에 장기간 운용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 퇴직연금서 높은 수익률·다양한 알고리즘 ‘강점’

내년에는 연금 시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도입될 전망이다. 콴텍은 이미 7개의 EMP(ETF managed portfolio)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과 업무 제휴를 하며 내년에 새롭게 열릴 비대면 투자일임 퇴직연금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콴텍의 차별화 포인트로 ‘월등한 수익률’을 내세웠다. 이 대표는 “콴텍이 많은 증권사들과 업무협약을 맺을 수 있었던 이유는 월등한 수익률과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통과된 다양성이 풍부한 전략”이라며 “콴텍은 7개의 EMP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대면 투자일임 퇴직연금 요건에 맞춰 수익률뿐만 아닌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추가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러한 다양한 EMP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고객 니즈에 맞는 고객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콴텍의 경쟁력”이라며 “로보어드바이저는 위험관리에 특화돼 장기간 자금 운용에 적합한 만큼 퇴직연금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콴텍 플랫폼 구축 최종 목표…자산관리 행복 기원”
뿐만 아니라 콴텍은 비대면 투자일임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금융투자플랫폼으로써 콴텍의 전략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회사의 전략을 탑재해 콴텍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기술개발은 모두 완료된 상태로, 단순히 금융 투자 서비스뿐 아니라 뉴스나 정보, 각종 투자 상품까지 연결해 모두가 편리한 금융 생활을 누리는 하나의 포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보다 많은 분들이 콴텍을 통해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콴텍의 서비스를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자 한다”며 “금융 상품은 국경의 장벽이 없어 국가 간 서비스 확장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를 위해 단계별로 서비스를 업데이트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대표에게 콴텍은 어떠한 의미일까. 이 대표는 ‘새로운 길’이라고 답했다. 그는 “나를 비롯한 콴텍의 임직원들 모두 고객이 우리의 자산관리로 즐거워지길, 행복해지길 바란다"며 "하지만 금융 혁신은 어렵고 힘든 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힘들게 노력해 만든 ‘새로운 길’을 고객들만은 기꺼이 행복하게 걷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