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제거를 목표로 하는 안티에이징 시술은 흔히 나이의 흔적을 지우려는 중장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미간주름’의 경우 꼭 그렇지는 않다. 이를 개선하려는 젊은층이 적잖다.
눈썹과 눈썹 사이, 미간에 굵게 내 천자로 자리잡은 세로주름은 자칫 고집스럽고 신경질적인 인상으로 보이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실제로는 밝고 명랑한 사람임에도, 미간주름으로 인해 전혀 그렇지 않은 분위기로 보이기 쉽다는 의미다.
이를 입증한 연구도 있다. 영국 뉴캐슬대학의 조사 결과 미간 주름은 사람의 호감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 연구에서는 여성 참가자들에게 남성의 얼굴을 보여주고 미간 주름의 정도를 조작한 뒤 호감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들은 미간 주름이 적은 얼굴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미간주름은 노화의 영향도 받지만, 이 못잖게 ‘표정 습관’으로 인해 유발되는 경우도 많다. 무언가에 집중할 때 미간을 찌푸리는 습관이 이를 촉진한다. 이 과정에서 미간 부위에 위치한 피부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며 주름이 점점 깊어진다. 스마트폰 사용 습관도 이같은 표정을 일으키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미간주름이 남들보다 빨리 잡히는 사례도 있다. 이렇다보니 다른 주름에 비해 젊은층에서 개선 수요가 높은 편이다. 이미 형성된 주름은 자가관리만으로 지울 수 없어 의학적 처치가 불가피하다.
이럴 경우 흔히 활용되는 게 바로 보톡스(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필러 주사다.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주입해 주름을 만드는 근육으로 이어지는 신경을 무디게 하고, 히알루론산 제제 등을 넣어 굴곡진 부위를 채운다. 이는 20~30대 초반 정도 젊은층이거나, 미간주름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예방적 처치를 고려하는 의료소비자에서 적합하다.
하지만 이미 미간주름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라면, 치료 단계를 높이는 것을 고려해봐야 할 수 있다.
보톡스는 잔주름 개선에 효과적이며,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톡톡한 효과를 일으킨다. 다만 깊은 주름을 완벽히 제거하기는 어렵다. 이를 보충하는 필러의 경우 시간이 흐르며 체내에 흡수된다. 두 가지 모두 반복시술도 요구된다.
필자는 깊고 진하게 자리잡은 미간주름을 개선하는 데 ‘미간주름 신경차단술’을 활용한다. 이는 미간 부위에 주름을 유발하는 근육을 타깃, 이완시켜 주름을 개선하는 비수술적 치료다. 시술 후 약효가 들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보톡스 치료와 달리 즉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근육은 신경의 지배를 받는데, 근육으로 이어지는 신경을 일부 차단하면 근육이 움직이지 않게 된다. 미간주름 신경차단술은 이런 원리를 활용한 최소침습 시술이다.
신경차단술은 오랜 기간 시행돼왔다. 미간주름·이마주름뿐 아니라 턱 부위의 과도하게 커진 교근(턱 근육), 종아리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두통, 안면통, 삼차신경통 등 통증 질환에도 활용돼왔다.
시술 효과는 반영구적이다. 미간 신경차단술은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으며, 만족도가 높은 시술로 꼽힌다. 단,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각각의 환자의 상태와 증상에 따라 효과가 달리 나타날 수 있다.
무분별한 치료에 나설 경우 주름이 제대로 사라지지 않거나, 눈썹이 처지는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시술에 앞서 의료진과 면밀히 상담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시술 자체는 간단해 보여도, 정확한 주름 형성의 원인 신경만 타깃해 차단해야 하는 등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집도의의 임상경험과 원내 장비를 살펴보는 게 유리하다.
시술 후에는 의사의 권고대로 후관리에 나서야 한다. 특히 회복기간 동안 흡연을 피해야 한다. 담배를 피우면 혈관이 축소되며 회복을 더디게 만든다. 이뿐 아니라 피부 속 콜라겐 섬유를 파괴해 피부 탄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승오 볼륨성형외과 원장, 정리=정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