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민간소비 부진에 작년 4분기 역성장…올 성장률 목표치 달성 가능할까

분기 기준 2년 반만에 마이너스 성장
수출 부진 속 민간소비는 회복 조짐
추경호 "하반기 갈수록 회복 흐름"

인천 신항 한진컨테이너터미널. 뉴시스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수출과 민간소비 등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뒷걸음질 쳤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2분기 이후 2년 6개월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올 1분기 들어 상황이 다소 개선됐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1.6%) 달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4분기 우리 경제가 역성장한 건 민간소비와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가전제품, 의류 및 신발 등 재화를 비롯해 숙박음식, 오락문화 등 서비스 소비가 줄어 0.4% 감소했다. 수출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5.8% 급감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6일 브리핑에서 “지난해 4분기 주요국과 IT경기 부진이 심화하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 정상화에 기여했던 민간소비도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3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 제약, 반도체 경기 하락, 이태원 사고 등 여러 이유로 음(陰)의 성장률을 나타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연간 기준 GDP는 전년대비 2.6% 성장하며 한은의 전망치에 부합했다. 우리나라의 연간 GDP성장률은 지난 2017년 3.2%, 2018년 2.9%, 2019년 2.2%를 기록하며 완만히 하락하다가 지난 2020년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0.7%를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이후 기저효과 등으로 2021년엔 4.1%로 큰 폭 성장했고 지난해엔 성장률 2.6%를 기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을 두고선 기대와 우려요인이 엇갈린다. 일단 올 1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에 견줘 호전됐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 국장은 “수출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민간소비는 음식점 및 오락문화를 중심으로 개인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소비자심리지수가 지난달부터 계속 높아지고 있어서 올 1분기 펜트업 효과(pent up effect)가 얼마나 일어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출 부진은 우려스럽다. 관세청이 발표한 ‘1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최대 교역국인 중국향(向) 수출은 24.4% 줄었다.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34.1%나 급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SGI 브리프 보고서’에서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0% 줄면 성장률은 0.64%포인트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빚 상환 부담 확대 및 고용악화에 따른 가계의 소비여력 악화도 민간소비를 짓누른다. 한은이 지난 25일 발표한 ‘금융·경제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가계의 소비 여력 저하, 주택가격 하락 등을 고려할 때 회복 모멘텀은 애초 예상을 밑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제 및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기재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한은의 전망치는 1.7%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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