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피봇 기대감에 연말 ‘산타랠리’ 가능할까

파월 의장 "긴축 속도 완화" 발언
연준 피봇 기대 vs 리스크 잔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연말을 앞두고 국내 증시가 반등 기미를 보이자 올해 ‘산타 랠리’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봇(통화정책 방향전환)으로 인한 산타랠리를 기대하면서도 부진한 수출 성적표 등 리스크가 잔존해 있다고 우려했다.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 연말과 신년 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연말 장 종료 5일 전부터 다음해 2일까지를 가리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11월28일~12월2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0.14%(3.53p) 하락한 2434.33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9월 말 21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10월 들어 서서히 반등 기지개를 켜더니 12월 들어 2500선 재탈환에 도전하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9월 말 저점과 비교하면 13%가량 오른 것이다.

 

 최근 파월 의장이 긴축 속도를 완화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산타랠리의 불씨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파월 의장의 힌트가 있었던 만큼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지 않는다면 연준 정책에 대한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월 국내 증시는 연말랠리의 기대가 강하게 반영되면서도 밸류에이션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은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중순에 열리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 빅스텝(1bp=0.01%p, 0.5%p 금리 인상)으로의 전환은 주식시장의 투자심리 안정에 분명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일각에선 올해 산타랠리 시현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증시가 제한적인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달 FOMC에서 나올 수 있는 파월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금리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달 FOMC에서 미국이 50bp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내년 코스피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올 2월 약 211조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현재 154조원으로 3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역시 연초 대비 약 13% 조정 받아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반영하고 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12월의 산타랠리는 올해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소로는 금리, 중국 및 우크라이나 등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 국내 정책 리스크 등”이라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를 넘어섰다. 주가 반등 과정에서 EPS의 하향 조정이 컸기 때문”이라며 “주가가 한 단계 높아지기 위해서는 실적 하향이 멈추거나 경기 둔화 압력이 진정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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