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빠진 제약업계…"AI활용 신약개발 선택 아닌 필수"

대웅제약, 에이조스바이오와 AI 기반 항암신약 공동연구
동화약품-심플렉스, AI 기반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협력
제약바이오협회, AI 신약개발자문위원회 출범

대웅제약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웅제약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AI를 이용하면 신약 연구개발(R&D)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데다 방대한 데이터를 취합·분석하고,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 평균 10년에서 15년이 소요되고, 약 1조~2조원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AI를 활용할 경우 신약 개발기간은 평균 3~4년으로 단축된다. 또 AI는 한번에 100만건 이상의 논문 탐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후보물질 탐색 단계에서 시간을 상당히 단축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강국인 미국의 경우 국가 차원의 AI 신약개발 지원을 바탕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미국은 AI·빅데이터를 활용해 평균 10.7년이 걸리던 개발 기간을 1년 이내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도 앞다퉈 AI 전문기업들과 협약을 체결하며 기술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AI 플랫폼을 활용해 합성치사 항암 신약 연구개발을 강화한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에이조스바이오와 AI를 통한 합성치사 항암 신약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조스바이오는 신약개발 인공지능 플랫폼 전문기업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에이조스바이오는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 플랫폼을 바탕으로 합성치사 항암 신약 후보 물질을 탐색하고, 대웅제약은 후보 물질에 대한 효능 평가와 임상 개발 등 사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합성치사는 2개 이상의 상호작용하는 유전자가 동시에 기능을 상실했을 경우 세포가 사멸되는 현상을 말한다. 앞서 대웅제약은 보건복지부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관하는 ‘AI 신약개발 현장중심 협력교육 연구 사업’ 참여기관으로 지난 7월 선정된 바 있다. 

 

동화약품도 지난 3월 AI 기반 신약개발 벤처 심플렉스와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심플렉스가 인공지능 플랫폼인 CEEK-CURE를 활용해 면역질환 치료제 유효물질 탐색과 최적화를 통한 최적의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다. 동화약품은 유효물질 및 후보물질의 합성과 검증을 진행해 유망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을 협력 목표로 한다.

 

이번 협력을 통해 산출된 공동연구 결과물은 양사가 공동 소유하되 동화약품이 전용실시권을 갖는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약품은 R&D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AI 신약 벤처기업 온코크로스와의 협약을 통해 AI 기반 항암제 신규 적응증 발굴을 도모했다.

 

한편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5월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AI 신약개발자문위원회를 출범했다. 이들은 오는 2024년 5월 10일까지 2년 동안 AI 신약 개발 가속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 사업을 수행하고, AI 신약 개발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민관 AI 신약 개발 프로젝트 등에 대한 정책 및 기술 자문 등도 맡기로 했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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