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금리 인상 보폭 넓히는 주요국 중앙은행

인플레·강달러 대응 차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점증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올 들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긴축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금리인상 속도나 폭 모두 작년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파격적 흐름이다. 치솟은 물가를 잡고 미국의 공격적 긴축 행보에 대응하기 위한 조처인데 이러한 정책적 결정이 자칫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울 거란 우려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종전 2.25~2.50%에서 3.00~3.25%로 75bp 인상했다.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75bp 인상)으로 2008년 1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기준금리 수준이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8일 기준금리를 75bp 올렸다. ECB는 지난 7월 50bp 기준금리를 올린 바 있는데, 9월 결정을 보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 기조가 더욱 강화된 점이 특징이다. 지난달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9.1% 급등했기 떄문이다. 기존 역대 최고 기록이던 7월(8.9%) 보다도 상승 폭이 컸다. ECB는 “향후 몇 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더 인상할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목표치인 2%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G7 국가 중에서 영국 중앙은행은 지난 22일 두 달 연속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50bp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11월까지 기준금리를 0.10%로 유지하던 영국 중앙은행은 이달까지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2.25%까지 기준금리를 올렸다.

 

 또 다른 G7 국가인 캐나다의 중앙은행(BOC)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75bp 인상했다. 캐나다의 기준금리는 3.25%로 뛰었다.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초 캐나다의 기준금리는 0.25에 불과했다. 하지만 BOC는 3월 25bp, 4월 50bp, 6월 50bp, 7월 100bp, 9월 75bp 등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며 인플레 대응을 위한 강력한 통화정책을 펴고 있다. 캐나다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8.1%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자원부국 호주도 금리 인상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 6일 호주중앙은행(RBA)은 네 차례 연속 빅 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호주의 기준금리는 2.35%까지 인상됐다. 스웨덴중앙은행은 지난 20일 기준금리를 1.75%로 100bp나 올렸다. 시장 전망치(75bp) 보다도 인상 폭이 컸다.

 

 물가 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자칫 전 세계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세계은행(WB)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금리 수준을 지나친 수준으로 올려 금융시장에 압력을 가한다면,  내년 전 세계 경제를 ‘충격적인(devastating)’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2.9%로 전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3.2%)보다 더 낮은 수치다. IMF는 내년에 일부 국가가 경기 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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