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송정은 기자] “웰니스라는 주제에 맞게 핸드팬이 선사하는 잔잔하고 편안한 음악을 온몸으로 느끼며 힐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몽환적인 음색을 바탕으로 멜로디와 리듬을 동시에 연주할 수 있는 악기인 ‘핸드팬(Handpan)’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악기 전체를 울려 소리를 내는 체명악기(體鳴樂器)인 핸드팬은 마치 솥뚜껑처럼 생긴 스테인리스 혹은 철판으로 만든 몸통에 7개∼13개의 음계(Note)를 표현하는 구멍을 내서 손가락으로 이 구멍을 부드럽게 쳐서 멜로디를 내는 악기다. 구멍 외에 부분을 손가락으로 치면 버스킹 공연에서 자주 보는 리듬악기인 카혼과 같은 리듬 파트도 만들 수 있다. 실제 공연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실로폰과 퍼커션을 하나의 악기로 동시에 표현하는 듯한 묘한 느낌을 전달한다.
20일 국내에 10여 명 정도 불과한 핸드팬 연주자 중 최근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꾸꾸란을 만나 핸드팬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핸드팬은 어떤 계기로 접했는가.
“본래 마림바나 팀파니와 같은 클래식 타악기 연주자였다. 이후 초등학교에서 음악선생님으로 재직하던 중 나만의 음악을 하고 싶다는 갈망이 크다는 걸 깨달았다. 그 방법이 무엇일 지 고민하던 중 핸드팬을 다루는 독일 뮤지션의 유튜브 ‘항매시브(Hang Massive)’라는 채널을 보다 핸드팬의 매력을 접하게 됐다. 좀더 콤팩트한 사이즈의 악기면서 타악기의 기본 특성에 노트 하나만 두드려도 주변음까지 같이 울리는 묘하고 몽환적인 핸드팬 매력에 빠져 2019년부터 핸드팬 연주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꾸꾸란이라는 활동명의 의미는.
“꿈, 그리고 꿈을 꾼다라는 단어를 상당히 좋아한다. 본명이 주미란이기도 해서 꿈을 꾸는 란이라는 의미로 꾸꾸란이라고 붙여봤다.”
-아직 대중적인 악기는 아니다보니 처음 시작했을 때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핸드팬을 구하는 게 힘들었다. 가격도 비쌌고. 몇년전만 해도 유럽에만 존재하던 핸드팬 제작사들이 요즘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 까지 생긴 상황이라 핸드팬 구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현재 쓰고 있는 핸드팬은 브라질에서 가져온 것이다.”
-핸드팬의 매력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적은 노트 수를 가진 악기지만 인간이 가장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한다. 핸드팬이 내는 주파수 영역대는 400Hz(헤르츠) 가량 되는데 이는 인간이 편안하게 생각하는 주파수 영역과 비슷하다. 때문에 메디테이션(Meditation, 명상)음악처럼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또, 단출한 멜로디 안에서 리듬 파트를 더해 다채로운 변화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핸드팬 연주자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 온 것으로 아는데.
“2019년부터 2020년까지는 주로 자작곡 작업에 매진했다. 사실 올해 첫 앨범을 준비하다 내년으로 연기됐는데, 준비해 온 자작곡들이 좋은 결실을 맺도록 노력 중이다. 특히 여러 악기들과 컬래버레이션할 계획이다. 앨범 콘셉트는 핸드팬 하면 떠오르는 편안한 음악이 중심이 된다. 여기에 오케스트라 협연곡들도 함께 들어갈 예정이다.”
-많은 악기 주자들과 공연을 펼쳐왔을텐데 그 중에서 가장 합이 잘 맞는 악기는 무엇이었나.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다. 이전에는 피아노, 드럼 등 다양한 악기들과 손발을 맞춰봤다. 이번에 ‘웰니스 페어 인 서울’ 행사에서는 처음으로 첼로, 라틴 퍼커션 연주자들과 함께 ‘핸드팬 모던 트리오‘를 구성해 봤다.“
-이번 웰니스 페어 인 서울에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는 것으로 안다. 어떤 무대를 준비했는지 소개해달라.
“핸드팬 모던 트리오와 함께 개막식 공연에서 영화 올드보이 OST로 유명한 ‘The Last Waltz’를 준비했다. 여기에 리듬감이 돋보이는 자작곡인 ‘신기루’와 밝은 느낌의 ‘Chatty Chatty’라는 곡도 선보인다. 개막식 다음 날 야외 등에서 ‘신비의 숲’, ‘One Day’라는 자작곡도 들려드릴테니 많은 관심 바란다.”
-마지막으로 웰니스 페어 인 서울 행사에 참석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음악을 통해 치유하는 거에 관심이 많은 시기다. 웰니스라는 주제에 맞게 귀로만 듣는게 아닌 잔잔하고 편안한 음악을 온몸으로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공연은 우리 한국정서와 어울리는 곡들로 친근하고 편안한 무대를 준비했으니 뜻깊은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johnny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