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하면 되움되는 보험 ‘꿀 팁’ <下> ] 실손보험 - 보험료 저렴해도 병원 자주 가면 할증 폭탄

보장·할증 범위 간편전환 계산기로 따져봐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이주희 기자] # 30대 중반 여성 A씨는 2012년, 2세대 실손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A씨는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후유증으로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수액주사를 맞았고 병원비 10%가량을 제외한 보험금을 돌려받았다. 실손보험에 가입한지 10년 동안 보험금을 받을 일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 받는 보험금이었다. A씨는 그전까지는 매달 7만원 씩 나가는 보험료 때문에 최근 나온 4세대 실손보험으로 바꿀까 고민을 했지만, 이렇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병원을 자주 가면 보험료가 오른다는 말에 고민이 된다. 

 

 

 한때, 보험은 빨리 가입해야 좋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렸다. 상품의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빨리 가입해야 보장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의 경우도 그럴까.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1999년 처음 설계·판매된 후, 가입자만 3900만명을 넘어서 ‘제2의 건강보험’으로도 불린다. 국민의 약 75%가 가입해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도 높다. 

 

 실손보험은 판매시기와 담보 구성에 따라 세대가 분류된다. 1세대는 2009년 9월 이전에 판매된 상품이고, 2세대는 2009년 10월~2017년 3월, 3세대는 2017년 4월~2021년 6월까지 판매된 상품이다. 지난해 7월부터는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됐다. 지난해 기준 세대별 실손보험 가입비중은 1세대 22.1%, 2세대 49.2%, 3세대 24.6%며, 4세대는 1.5%다.

 

 금융 당국은 4세대 실손보험이 나오면서 기존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면 올해까지 보험료를 50% 할인해주는 등 4세대 전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면 눈앞의 보험료 할인을 위해 4세대 전환을 서둘러야 할까. 정답은 ‘개개인마다 다름’이다. 보장 할증 내용을 꼼꼼히 따져본 후 판단을 해야한다. 

 

 4세대 실손보험은 1~3세대에 비해 보험료 부담은 줄였고, 필수 치료인 급여에 대해서는 보장을 확대했다. 3세대 대비 약 10%, 2세대는 약 50%, 1세대는 약 70%로 기존 보험의 보험료 대비 10~70%까지 저렴해진다. 

 

 급여 항목의 경우 사회환경 변화 등으로 보장의 필요성이 제기된 습관성 유산 등 불임 관련 질환, 선천성 뇌질환 등에 대한 보장은 확대된다. 

 

 하지만 보험료는 줄어들 수 있으나, 환자의 선택사항인 비급여에 대해서는 의료이용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할증된다. 즉, 병원을 자주 가서 보험금을 받을수록 고객이 내는 보험료는 1~3세대 대비 인상 폭이 커지는 셈이다. 4세대 실손보험 보험료 할증 체계는 연 100만원~150만원 미만의 보험금을 수령하면 보험료가 100% 인상되고, 150만원~300만원 미만은 200% 인상, 300만원 이상이면 300% 인상되는 구조다. 다만 보험금를 1년간 받지 않으면 5% 내외로 할인된다. 100만원 미만의 보험금을 받으면 보험료 변동은 없다. 

사진=4세대 실손보험의 급여·비급여 보장범위 변경사항. 금융위원회 제공

 아울러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금 누수가 큰 도수치료나 영양제 등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과잉의료이용 방지를 목적으로 보장이 제한된다. 자기부담금 수준 및 통원 공제금액이 종전에 비해 높아지는 것이다. 재가입 주기도 현행 15년에서 5년으로 단축됐다.

 

 보험 소비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게 도움되는 지 따져볼 수 있는 ‘실손의료보험 간편전환 계산기’도 등장했다. 이 계산기는 고객의 연간 의료 이용량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한지, 기존 상품을 유지하는 게 나은지 구체적인 수치를 산출해 비교해주는 서비스로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도입했다.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이후 ‘보험료는 저렴하지만 자기부담금이 높아 불합리할 것’이라는 인식에 계약 전환을 망설이는 사례가 적지 않아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선보인 서비스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 신규가입 또는 전환 시 보험료와 보장범위, 자신의 건강상태와 의료이용 성향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라며 “4세대가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경감 효과 등이 제대로 나타나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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