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탄소배출권’ 새 먹거리 육성 가속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이 증권사들 사이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기조에 따라 배출권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기존 배출권 시장보다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 자발적 탄소배출권 관련 부수 업무를 신청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SK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이다. 지난달 신청을 마친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이달 1일부터 자발적 탄소배출권 거래사업을 개시했다.

 

 KB증권은 채권·외환·상품(FICC)운용본부 내에 탄소·에너지금융팀을 신설했다. 탄소배출권 시장을 분석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탄소배출권 포트폴리오 관리와 맞춤형 전략 제안 등 차별화한 서비스를 대상업체에 제공할 예정이다. 기후리스크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ESG 생태계에서 리더십을 확보해 탄소중립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는데 중추적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도 지난 5월 운용사업부 내 탄소금융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탄소배출권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농협금융지주 내 계열사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거래 컨설팅과 수탁업무 등으로 범위를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다른 증권사들도 자발적 탄소배출권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정부가 도입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탄소배출권 과부족 할당 업체가 잉여나 부족한 탄소배출권을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재 국내 증권사는 규제와 의무 시장인 할당배출권 시장 탄소배출권 자기매매와 중개 영역에서 경쟁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탄소감축 의무가 있는 규제 대상 기업이 배출권을 사고파는 ‘규제시장(장내시장)’과 감축 대상에 속하지 않은 기업·기관·비영리단체(NGO) 등이 자율적으로 배출권을 거래하는 ‘자발적시장(장외시장)’으로 구분된다.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은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통해 주요 해외 비영리 인증기관에서 인증받은 배출권을 거래하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확산하고 있는 ESG 경영 강화 기조와 배출권 수요 증가에 따라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배출권 시장보다 성장성이 높은데다 ESG 녹색채권이 발생하는 것도 메리트로 작용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는 3억6000만 달러(지난 2020년 기준 전체 탄소시장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오는 2030년 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성지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K-ETS(한국탄소배출거래제)의 경우 공급량 부족에 따른 거래 부진으로 시장 조성이 미흡한 상황”이라며 “자발적 시장의 성장으로 신규 배출권 공급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배출권을 편입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투자중개자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들이 배출권 거래 시장에 직접 참여는 제한되지만 일임상품, ETF(상장지수펀드) 등 배출권 연계 투자상품의 개발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투기적 수요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금융투자 수요가 공급될 경우 제한된 연간 한도 내에서 투기 수요가 가세하며 발생할 수 있는 ‘단기적 가격왜곡’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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