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의 무한변신 <上> ] 금융사와 데이터 융합…'신사업 혈맹' 가속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 클라우드는 물론 금융, 모빌리티, 로봇, 보안, 커머스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무선 통신 시장에서 제살 깎기식 경쟁에서 벗어나 생존을 위한 돌파구 찾기에 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통신 3사의 무한 변신경쟁 내용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권영준 기자] 통신 3사의 신사업 확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금융’이다. 통신사가 보유한 통신 인프라, 인증 시스템, AI 등의 ICT(정보통신기술) 기술력을 금융서비스에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금융기업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말미암아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언택트화(비대면)와 맞물려 통신 3사의 기술과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점이 맞아떨어졌다.

모델이 SK텔레콤과 KB국민은행이 함께 출시한 AI서비스 탑재 뱅킹앱 ‘리브 Next’를 소개하고 있다. 

▲통신사와 금융사,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

 

통신사가 신사업을 확장하면서 어디든 빠지지 않고 개입하는 시스템이 금융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커머스 사업부터 구독경제, 그리고 최근에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전자상거래와 NFT(대체불가토크)까지 ‘금융’이 찰싹같이 붙어있기 때문에 신사업 먹잇감으로는 제격이다.

 

이를 위해 통신사들은 금융사와 손을 맞잡은 ‘합종연횡’의 개념을 넘어 지분 교환 등의 이른바 혈맹을 맺고 있다.

 

SK텔레콤(이하 SKT)은 지난달 24일 하나금융그룹과 4000억원대의 대규모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에 SKT는 3300억원 규모의 하나카드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고, 3300억원 규모의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매입한다. 하나카드는 684억원 규모의 SKT 지분과 SKT가 보유한 316억원 상당의 SK스퀘어 지분을 매입한다.

 

양사는 금융의 디지털 전환, 통신과 금융 데이터 결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양사 인프라 공동 활용, 디지털 기반 공동 마케팅을 펼친다. 특히 SKT는 ICT와 금융의 융합을 통해 미래 ICT 금융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KT 역시 신한은행과 지분을 교환한 바 있다. KT는 신한은행이 비상장사인 점을 감안해 약 4375억원(약 2.08%) 규모의 신한지주 지분을 취득했고, 신한은행은 NTT도코모가 보유하던 4375억원 규모의 KT 지분(5.48%·2대주주)을 취득했다. 양사는 AI, 메타버스, NFT, 로봇, 빅데이터 등 디지털 플랫폼 기술 기반으로 미래 금융 디지털혁신(DX) 사업을 연속성 있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금융사와의 지분교환은 없었지만, 다각도 업무협약을 통해 금융사업에 대한 활발한 움직임은 가져가고 있다. 우선 하나금융그룹과 디지털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적금 상품 및 주식·펀드 상품-통신 연계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LG CNS는 오는 2023년 6월까지 KB국민은행 등 KB금융그룹의 8개 계열사와 클라우드기반 고객센터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KB국민은행과 함께 선보인 알뜰폰 ‘리브엠;은 3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이데이터 허가로 박차

 

SK텔레콤은 최근 금융감독원을 통해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했다. LG유플러스와 KT 역시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 예비허가를 획득한 뒤 본허가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라고 불리는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자신의 금융정보를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여러 금융회사에 나눠져있는 정보를 모아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으로 ‘내 손안에 금융비서’라고도 불린다.

 

통신사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기존 고객 통신 데이터와 더불어 금융생활을 통한 생활 데이터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 방대한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바탕으로 핀테크 시스템는 물론 커머스, 콘텐츠 및 음원 등 미디어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 활용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금융사와의 혈맹의 이유도 숨겨져 있다. 통신사의 금융서비스 사업은 분명 한계점이 있기 때문에 금융사와의 협력을 통해 극복한다는 개념이다. 특히 페이, 뱅크 등 금융사업에 먼저 뛰어들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네이버 및 카카오 등의 빅테크를 견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은 모든 서비스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통신업계도 이를 미래 신사업으로 규정하고,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다만 독자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금융업계와의 협력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과 통신 기업은 각각의 영역에서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ICT 기술과 금융의 결합은 다양한 서비스 창출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결국 고객가치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각사의 수익 창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young070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