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화가 나 보인대요. 아무래도 미간주름 때문인 것 같아요.”
짙은 미간주름은 첫인상에 악영향을 준다. 상견례 자리에서 ‘무서운 사돈’으로 보일까봐 걱정하고, 처음 들어온 신입사원이 ‘고집 센 상사구나’ 오해하게 만든다.
필자의 진료실 문을 두드리는 의료소비자 중에는 미간주름을 개선하기 위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세로로 진 굵은 미간주름만 개선돼도 인상이 한결 밝아 보인다.
미간주름이 의지와 상관없이 부정적인 인상으로 비추는 요소이기 때문일까. 관상학적으로도 미간은 ‘행운이 들어오는 통로’로 여겨졌다고 한다. 관상가들은 미간은 항상 펴져 있어야 하며, 평소 미간을 찡그리고 있는 습관은 좋은 기운이 들어오는 대문을 걸어 잠그는 것과 같다고 했다.

미간주름은 표정을 만들 때 생기는 근육의 반복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유발된다. 미간 주변 눈썹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 근육인 ‘추미근’이 과도하게 반복 활동을 하면 주름이 자리잡게 된다. 반복된 근력운동에 근육이 자리잡듯, 미간주름과 관련된 근육이 발달하며 무표정일 때에도 미간주름이 또렷하게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미간주름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시도에 나선다. 처음부터 이를 의식하기보다 어느날 갑자기 거울을 보니 짙어진 주름을 보고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와 관련 기능성 화장품을 구입하거나, 병원을 찾아 보톡스·필러 치료 등을 고려한다.
시술에도 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사람은 이미 주사 시술만으로 주름을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주름을 지우기 위해 반복시술이 요구될 수 있다. 20대에는 예방 차원의 시술이 이뤄지는 만큼 쁘띠 성형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어느 정도 노화가 시작됐거나 주름이 많이 깊어진 상황이라면 ‘이마·미간 주름 신경차단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신경차단술은 원인이 되는 근육을 정확히 찾아 과도한 움직임을 만드는 요소를 제거하는 치료다. 특수 고주파 RF 시스템을 사용해 피부 절개 없이 작은 주사바늘 크기의 구멍을 내고, 이를 통해 미간주름의 원인 근육으로 가는 미간 신경만 차단한다.
근육은 기본적으로 신경의 지배를 받는 만큼 신경차단술은 유리한 안티에이징 옵션이 될 수 있다. 근육으로 이어지는 신경을 차단함으로써 움직임을 멈추도록 유도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근육이 위축돼 주름을 지우게 만드는 원리다. 수면마취를 통해 절개 없이 15분 이내로 시술을 마치고, 일상으로 바로 복귀할 수 있다.
이마·미간주름을 제거하는 신경차단술은 기존 신경외과에서 쓰이는 치료 원리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안전성이 입증된 시술로 꼽힌다.
단, 아무리 안전한 시술이라도 어떤 치료든 시술자의 술기가 시술 결과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섬세하지 못한 치료를 받을 경우 예상치 못한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문제 신경을 또렷하게 찾지 못했거나, 치료 과정에서 신경을 정확하게 차단하지 못한 경우 시술 전후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할 우려가 존재한다. 이와 관련 시술에 앞서 우수한 정품 장비 도입 여부와 의료진의 임상경험 여부를 파악하는 게 도움이 된다.
또 신경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경우 시술받은 부위의 이마가 내려앉은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혹자는 눈꺼풀이 무겁고 답답하게 느껴지거나, 눈썹이 처져 보이는 현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미간 주름은 같은 부위라도 사람마다 생긴 원인이나 표정 습관 등이 다른 만큼, 개인별 맞춤 시술이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피부 탄력 정도, 주름의 형태와 깊이, 방향, 피부상태 등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의료진으로부터 꼼꼼히 진단받은 뒤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
한승오 볼륨성형외과 대표원장, 정리=정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