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바람 잘 날 없네… 모빌리티 매각설에 또 내홍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청년희망ON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 외부적인 논란에 휩싸였던 카카오가 이번엔 모빌리티 사업 매각 움직임에 따른 내부 갈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26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 사모펀드 매각 반대 및 사회적 책임 이행 선언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27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28일에는 판교역 카카오아지트 출입구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사모펀드 매각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에 대한 노조 측 입장과 향후 활동 방향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전계열사 임직원의 서명을 받아 매각의 주요 당사자인 남궁훈 카카오 대표에게 전달하고, 카카오 최대 주주이자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의 면담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중순 매각설이 불거졌다. 카카오모빌리티 최대주주인 카카오가 보유 지분의 40% 가량을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카카오가 지분 40%를 매각하면, MBK파트너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최대 주주가 된다. 이어 미국계 사모펀드인 TPG가 2대 주주가 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택시 등 독점 이슈 때문에 사업 확장이 더 이상 어려운 상황이며, 이에 내년을 목표로 설정한 기업공개(IPO)도 장담할 수 없게 되면서 카카오가 매각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카카오 측은 “매각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임직원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애초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불거지자,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임직원 대상 간담회 ‘올핸즈’를 개최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류긍선 대표는 “매각 논의를 진행했던 건 맞으나, 매각 자체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카카오 이름을 떼더라도 경쟁력이 있다”고 전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특히 류긍선 대표는 이날 “경영진도 매각 논의의 주체가 아니다”며 “매각설의 배경 등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궁훈 카카오 대표 역시 지난 22일 디지털 플랫폼 기업 대표 간담회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현재로선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답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노조 측은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조차 매각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약속했던 경영진들이 그와 가장 거리가 먼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려 한다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지난해에도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논란을 겪었다. 이에 김범수 창업자는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계획을 발표하며 상생 플랫폼 구축 계획,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4월 3000억원 규모의 상생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생 기금 마련 발표 당시 카카오가 ‘골목 상권 침해 논란과 연관 있는 계열사 30~40곳도 연내 정리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중 하나가 카카오모빌리티 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특히 소통을 강조하며 성장한 카카오가 결국 사업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인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이번 일을 통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young070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